8년 동안 직장인과 함께 출근한 백수
웹툰 <가우스전자> 작가 곽백수

직장인의 애환을 그린 코믹 만화 가 8년 5개월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연재를 마쳤지만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을 보내는 곽백수 작가를 만났다. 작품이 곧 증명이었던 꾸준함의 미덕과 성장의 미학.

직장인의 애환을 그린 코믹 만화 <가우스전자>가 8년 5개월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연재를 마쳤지만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을 보내는 곽백수 작가를 만났다. 작품이 곧 증명이었던 꾸준함의 미덕과 성장의 미학.

<가우스전자>는 매일 직장인과 함께 출근하는 만화였다. 2011년부터 2019년까지 매일 같은 시각에 알람처럼 업데이트됐다. 직장인의 애환을 담은 이 코믹 만화는 연재가 진행될수록 가장 ‘직장인다운’ 만화가 됐다. 무슨 일이 생겨도 다음날 출근해야 하는 직장인의 숙명과 닮았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가우스전자>는 하루를 시작하는 습관이었고, 누군가에게는 지친 하루 중 잠시 쉬어가는 쉼표였다. 이상식, 나무명, 성형미, 백마탄, 고득점 등 이름부터 성격을 보여주는 캐릭터와 꼰대 상사, 사내 연애, 월급 도둑 등 공감을 부르는 직장 내 사건, 이를 해학적으로 풀어낸 솜씨와 그 안에 담긴 통찰력까지. <가우스전자>는 단순한 웹툰 그 이상이었다. “내일 뵙겠습니다” 인사를 건네며 등장인물들이 퇴근하는 모습을 그린 마지막 회에는 수천 개의 감사 댓글이 달렸다.

8년 5개월간의 연재가 끝난 지 5개월이 지났다. 한 달 치 원고를 미리 작업해두는 것으로 유명한 곽백수 작가는 연재할 때와 다름없이 규칙적인 일상을 이어가고 있었다. 곽 작가는 직장 생활 경험이 없다. 꿈을 이룬다기보다는 생계를 위해 만화가가 되기로 했다. 7년간의 무명 시절을 거쳐 2003년 스포츠서울에 <트라우마>를 연재하며 만화가로 데뷔했다. 직장 생활을 해보지 않았는데 어떻게 직장인의 고충을 그렇게 잘 아느냐는 질문에 항상 “모두 사람 사는 이야기”라고 답하는 그는 우리 시대의 성실한 관찰자이자 위로자다. 참고로 곽백수 작가의 이름은 본명이다. 일백 백(百)에 물가 수(洙) 자를 쓴다.

직장인의 애환을 그린 코믹 만화 가 8년 5개월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연재를 마쳤지만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을 보내는 곽백수 작가를 만났다. 작품이 곧 증명이었던 꾸준함의 미덕과 성장의 미학.
직장인의 애환을 그린 코믹 만화 가 8년 5개월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연재를 마쳤지만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을 보내는 곽백수 작가를 만났다. 작품이 곧 증명이었던 꾸준함의 미덕과 성장의 미학.

창의력을 문제 해결 능력이라고 정의하는 곽 작가는 영상물, , 웹서핑 등을 통해 아이디어를 얻는다.

Q. <가우스전자> 연재를 마친 요즘, 일과가 궁금합니다.
만화를 시작한 지 20년 만에 그림을 연습하고 있어요. 코믹 만화에서 나아가 극화를 해보고 싶어서 인체, 구도, 연출도 공부하고 있죠. 일과를 정해놓고 기계처럼 움직이고 있어요. 아침에 일어나서 밥 먹고 씻고 달리기하고, 작업실로 출근해서 일하고 책 읽는 생활을 무한 반복하고 있네요. 태어나서 처음으로 영어 공부도 하고 있고요.

Q. 나이를 먹을수록 새로운 도전을 꺼리기 마련인데요.
필요하니까 하는 거죠. 영어를 잘하면 삶이 더 풍요로워지잖아요. 해외에서 살 수도 있고, 드라마나 영화를 봐도 배우의 표정에 더 집중할 수 있겠죠. 다양한 정보를 더 자유롭게 습득할 수도 있겠고요. 애들 다 키우고, 예순 살이 됐을 때를 생각하는 거예요.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일도 하고 공부도 하고 글도 쓰면 좋겠는데, 쉬운 일은 아니죠. 하지만 혹시 모르죠. 하다 보면 하게 될지.

Q. ‘마감의 신’으로 유명하셨어요. 미리 한 달 치 원고를 작업해두고, 자신만의 마감을 지키셨죠. 직장인과 달리 지시하는 사람이없는데, 마감 습관을 어떻게 유지해오셨나요?
이렇게 해야 인생을 다채롭게 살 수 있다고 인생이 시키잖아요. 직장인도 마찬가지예요. 상사의 말을 따라서 나아질 수 있으면 그렇게 하고, 상사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직장을 옮길 수도 있죠. 웹툰 작가에게는 지시하는 누군가가 없기 때문에 좋은 점과 나쁜 점이 있다고 하는데, 그런 생각은 하지 않아요. 하고 싶은 일 하고, 이왕 할 때는 즐겁게 합니다.

직장인의 애환을 그린 코믹 만화 가 8년 5개월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연재를 마쳤지만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을 보내는 곽백수 작가를 만났다. 작품이 곧 증명이었던 꾸준함의 미덕과 성장의 미학.

노력을 자기 자신에게 주는 기회로 생각하면 의욕적으로 하루를 살 수 있어요.”

Q. 연재하는 내내 꾸준함으로 화제가 되었습니다. 꾸준함이나 성실함은 고리타분한 것으로 평가절하되는 경향이 있죠. 하지만 작가님께서 보여주셨듯 꾸준해야만 이룰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꾸준히 하면 실력이 늘어요. 그럼 편해져요. 돈을 더 많이 벌 수도 있고요. 당연한 얘기죠. 꾸준히 하지 않고 더 잘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재능은 운으로 주어지는 거예요. 나한테 재능이 없다고 생각하고 거기서 멈추면 할 게 없잖아요. 재능이 없으니까 꾸준히 해서 더 좋은 작품을 만들어야죠.

Q. 웹툰 작가는 창의적인 사람만 할 수 있는 직업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창의력도 기술이라 계속하다 보면 늘어요. 기발한 아이디어도 방향성이 없다면 아무 의미가 없어요. 창의력은 ‘문제 해결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작가에게만 필요한 게 아니라 공무원, 직장인 모두에게 필요해요. 상사와 껄끄러운 관계를 원만하게 풀어낸다든지, 자원이 부족하니 공부에 승부를 건다든지 하는 건 모두 창의력이 필요한 일이에요. 아침에 일어나서 ‘오늘 하루 뭐 할까?’ 하고 생각하는 것도 창의력이에요. 그걸 잘 생각해야 재미있게 살죠. 저도 ‘인생을 왜 살까?’ 매일 생각해요.

Q. 오늘 아침에는 인생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어차피 인생은 허무하니까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에요. 모순인데, 아무 의미 없으니까 죽도록 열심히 사는 게 그나마 남는 것 같아요. 고2 아들한테 “드러누워서는 인생을 즐길 수 없다”고 얘기해요. 휴양지에 누워서 맛있는 음식 먹는 걸 인생을 즐긴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인생을 낭비한다고 봐요. 나중에 생각이 바뀔 수도 있지만요.

Q. 연재하는 동안 직장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만화를 통해 보여주고 싶은 직장 문화도 있었을 듯합니다.
자기 일에 책임감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밥벌이 수단으로만 생각하면 괴롭기만 해요. 빨리 끝낼 생각만 하니까 재미가 없고,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죠. 모두 자기 인생을 살았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살면 하루하루를 의미 있는 거로 채우고 싶어져요. 그런데 이런 얘기는 그렇게 와닿지 않죠? 그냥 옆 사람한테 잘해주세요.

Q. 옆 사람에게 잘해주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요?
기분이 좋아지죠. 잘해준다는 건 그 사람보다 우월한 지위에 있다는 거예요. 상사라도 마찬가지예요. 내가 그 사람 위로 올라가는 거예요. 그리고 직장 생활하려고 이왕 모였으니까 사이좋게 지냈으면 좋겠어요. 회사 목표도 ‘으쌰으쌰’ 힘을 합쳐서 해내고요. 잘해준다는 의미는 거창하지 않아요. 말 한마디 따뜻하게 하고 상대방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감싸주면 돼요. 그런데도 상대방이 이상하게 굴면 그 사람 인생이니까 어쩔 수 없고요.

Q. 자기 인생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40대까지 히트작 내서 휴양지 가서 살고 싶다는 생각으로 살았어요. 그런데 <가우스전자> 그리면서 많이 변했어요. 공감하려고 계속 노력하다 보니까 인생관이 많이 바뀌었죠. 그리고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인생의 주기가 눈에 보이니 깨닫는 게 많아요. 넓게 보면 스트레스가 줄고, 좁게 보면 스트레스가 많아져요. 하루하루 조바심내지 말고 길게 보세요.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괴롭히는 데 시간을 많이 소모해요. 사실 자신한테 계속 기회를 줘야 하거든요. 기회는 노력이자 희생이라고 생각해요. 왜냐면 열심히 하면 그 기회를 먹고 내가 성장하니까요. 그런데 우리는 노력하면 고생만 하고 결과로 돌아오지 않을까 봐 걱정하면서 자신에게 기회가 오지 않았다고 생각하죠. ‘노력’을 ‘자신에게 주는 기회’라고 언어적 정의를 바꿔보세요. 제가 영어 공부하고 그림 연습하고 달리기를 하는 건 계속 기회를 주는 거예요. 그렇게 하루하루 살면 몇 년이 지나서 차이가 생기겠죠.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스스로 느끼는 성장의 기쁨이 있어요.

Q. 화장실에서 잠깐 보며피식웃을 수 있는 만화를 지향해오셨습니다. 좀 더 자주 웃으며 살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할까요?
유머 사이트 매일매일 보면 되지 않나요?(웃음) 사실 저는 역사책을 많이 읽어서 그런지 현대인은 엄청나게 많이 누리고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 개인이 누리는 삶의 질은 역사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풍요롭거든요. 불안감이 문제죠. 세계 최고의 예술 작품을 클릭 한 번으로 보는 세상에 살면서도 불안감을 느껴요. 정보량의 증가와 불안감의 고조는 동시에 찾아오니까요. 성인이 된 이래 뉴스에 호경기라고 나온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불안을 자극하는 정보가 먼저 확산되니까 더 많이 소비되는 거죠. 눈높이를 낮춰서 ‘사지 육신 멀쩡하다’에서 시작하면 덜 불안해요.

Q. 작업대가 남달라 보입니다. 작업 능률을 높이기 위해 조성한 환경인가요
맞아요. 일을 조금 하고 많이 놀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찾아요. 태블릿도 초창기부터 사용했죠. 편해지고자 하는 노력이 결국 성장을 만들어요. 발명의 원천은 게으름이에요. 도구 사용법을 하나 배워서 하루에 5분을 절약할 수 있다면 해야죠. 1년으로 치면 긴 시간이에요.

직장인의 애환을 그린 코믹 만화 가 8년 5개월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연재를 마쳤지만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을 보내는 곽백수 작가를 만났다. 작품이 곧 증명이었던 꾸준함의 미덕과 성장의 미학.
직장인의 애환을 그린 코믹 만화 가 8년 5개월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연재를 마쳤지만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을 보내는 곽백수 작가를 만났다. 작품이 곧 증명이었던 꾸준함의 미덕과 성장의 미학.

곽 작가는 ‘작업 환경 개선’에도 관심이 많다. “환경을 바꾸려는 노력이 결국 성장을 만들어요.”

Q. 휴식과 재충전 방법이 궁금합니다.
이 일을 20년 넘게 해왔어요. 저는 일할 때가 가장 즐거워요. 새로운 생각을 하고 구현해내는 일이 재미있어요. 옛날에는 정말 일하기 싫었는데, 사람이 변했어요. 한동안 하던 패턴만 유지하다가 극화에 도전하니까 재밌더라고요. 성장하는 게 눈에 보이니까. 그래서 요즘 일하는 재미가 상당해요. 열심히 20년간 한 가지 일을 한 보답이라고 생각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고 있어요.

직장인의 애환을 그린 코믹 만화 가 8년 5개월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연재를 마쳤지만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을 보내는 곽백수 작가를 만났다. 작품이 곧 증명이었던 꾸준함의 미덕과 성장의 미학.

“코로나19가 지나면 모든 것들이 제자리에 있을 겁니다. 그리고 거기에 현대제철도 같이 할 거라고 믿습니다.”

Q. <가우스전자>에 여러 캐릭터가 등장했지만이상식이 극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마무리 역시 그의 몫이었고요. 세상에 어떤상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이상한 상식은 가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대표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잘해줘봤자, 직장 일 열심히 해봤자 나만 손해다’ 같은 이상한 상식. 약삭빠른 걸 현명하다고 하는데 다들 겁을 먹어서 그런 거예요. 두려우니까 선뜻 다가서지 못하고, 선뜻 열심히 못 하는 거죠. ‘상식’은 두 가지 뜻이 있어요. 첫 번째는 합리적 성격을 가진 상식, 두 번째는 대중에게 통용되는 공감대를 가진 상식이에요. 합리적인 상식이 통해야죠.

Q. 코로나19로 모두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어떤 삶의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걱정만 하기보다는 가족과 좀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재충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 같아요. IMF,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 어마어마한 위기가 있었지만, 시간이 흐르고 다시 제자리를 찾아갔어요. 장기적으로 그렇게 믿으며 자신에게 충실해야죠.

글 & 사진 「쇠부리토크」 편집팀
영상 제작 ㅁㅂㅁ 최다니엘
이미지 출처 네이버 웹툰

“노력을 자기 자신에게 주는 기회로 생각하면 의욕적으로 하루를 살 수 있어요.”

  • 코로나로 사내외로 전무후무한 힘든시기를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에 좌절하지 않고 모두 힘을 합쳐 슬기롭게 위기를 이겨내면 좋겠습니다. 현대제철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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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로 인하여 날씨는 좋으나 외출하기 힘들어 답답하신 사우분들 많으실 겁니다.
    하지만 집안에서 간단한 실내운동 및 건강식을 잘챙겨드시면서 가족들과 함께 행복한 시간들을 많이 보내어 모든 사우들이
    더욱더 몸도 튼튼 마음도 튼튼하게 화이팅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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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ae*** 댓글:

    사우여러분 힘내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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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잘 읽었습니다
    다음 기사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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