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은 인류의 필수 소재 중 하나. 하지만 새로운 소재들이 철의 지위를 위협하고 있다. 철은 계속 ‘산업의 쌀’로 기능할 수 있을까? 그렇게 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文史哲鐵(문사철철)
문학, 역사, 철학은 인문학 필수 분야. 현대제철인의 교양과 자부심을 높이기 위해 철로 풀어본 인문학을 연재한다. 이름하여 文史哲鐵(문사철철)!

철은 인류의 필수 소재 중 하나. 하지만 새로운 소재들이 철의 지위를 위협하고 있다. 철은 계속 ‘산업의 쌀’로 기능할 수 있을까? 그렇게 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철은 인류의 삶을 이루는 필수 소재다. 기원전 2000년경부터 철은 농기구, 일상용품, 무기 등으로 사용되어왔고 19세기 유럽과 북미에서 일어난 산업혁명을 계기로 급성장해 오늘날 중요한 산업들의 기반이 되었다. 하지만 현재 철강 생산은 중대한 기로에 놓여있다. 전 세계 조강생산량 연평균 증가율은 2000년~2005년 6.2%까지 확대되었다가 2010~2015년에는 2.5%, 2015~2018년에는 3.7%로 축소했다. 중국의 높은 경제성장률과 함께 2000년대 이후 크게 확대되었으나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수요 부진 및 세계적인 공급 과잉으로 철강 생산 증가율이 둔화된 것이다. 여기에 친환경 및 기술 발전 트렌드에 따라 기존 철강 수요 산업에서 알루미늄, 마그네슘, 타이타늄 같은 경량비철금속, 탄소복합재, 세라믹 등의 소재를 점점 더 많이 활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래 철강 수요 변화에 대한 철강업계와 정부의 대비책 마련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철은 인류의 필수 소재 중 하나. 하지만 새로운 소재들이 철의 지위를 위협하고 있다. 철은 계속 ‘산업의 쌀’로 기능할 수 있을까? 그렇게 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주요 수요산업 변화에 민감하게 대비해야
철강산업의 주요 수요처는 건설, 자동차, 조선, 기계산업 등이다. 이들 수요산업의 생산 및 판매 추이에 따라 철강 생산도 증가 혹은 감소한다. 동시에 철강 제품의 품질 수준과 역량은 수요산업의 생산성과 경쟁력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이렇게 철강산업과 수요산업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철강 소비 비중이 높은 건설, 자동차, 조선 등 산업의 미래 트렌드 분석은 철강산업의 미래 비전 마련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가 된다.

산업연구원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철강 주요 수요산업인 자동차, 조선, 건설산업은 미래 트렌드 변화에 따라 제품군 및 생산구조의 변화가 야기되고, 이에 대응하여 요구되는 소재의 종류, 사용량 및 물성도 현재와는 달라질 것으로 예측된다.

철은 인류의 필수 소재 중 하나. 하지만 새로운 소재들이 철의 지위를 위협하고 있다. 철은 계속 ‘산업의 쌀’로 기능할 수 있을까? 그렇게 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친환경, 경량화에 따라 자동차산업에서는 소재 전반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먼저 자동차산업에서는 중동, 인도 등의 신흥국 중심의 수요 확대가 예상된다. 이는 저가, 소형 차량의 소비 확대를 의미한다. 자동차 한 대당 소비되는 철강 투입량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환경규제 강화에 따라 자동차의 경량화 및 전기차, 수소차 등의 생산이 확대될 예정이다. 이는 비철금속, 탄소복합재와 같은 경량소재를 더 많이 투입하고, 철강 부품 사용은 줄이는 현상을 부를 수 있다. 또한 감성적 소비 경향의 증가에 따라 자동차의 외관 및 디자인을 중시하게 되면서 가공성이 향상되고 내지문성, 미려성 등이 높은 소재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철은 인류의 필수 소재 중 하나. 하지만 새로운 소재들이 철의 지위를 위협하고 있다. 철은 계속 ‘산업의 쌀’로 기능할 수 있을까? 그렇게 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조선산업에서는 고장력강과 같은 고기능성 강재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산업은 시황의 불확실성 때문에 대형선박, 특수선, 해양플랜트와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의 수주 확대가 예상된다. 셰일가스 등의 신에너지원이 등장하면서 가스선과 극한지역의 해양플랜트 생산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고장력, 고강도, 고내열성, 내부식성 등의 고기능성 강재 채택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친환경, 고에너지 효율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며 이를 반영한 친환경 선박 생산 증가는 향후 연강 대비 고장력강의 투입 비중 확대를 야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철은 인류의 필수 소재 중 하나. 하지만 새로운 소재들이 철의 지위를 위협하고 있다. 철은 계속 ‘산업의 쌀’로 기능할 수 있을까? 그렇게 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건설산업에서는 고기능성, 고강도 강재와 저탄소 소재의 수요 증가를 예상할 수 있다.

건설산업의 경우 저출산 및 고령화에 따른 리모델링 수요가 커지면서 유닛 모듈용 경량화, 고강도 강재의 적용 증가가 예상된다. 기후변화 및 환경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안전기준을 강화한 고강도 강재 및 저탄소 소재 등을 더 많이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시설물의 에너지 효율성 제고 및 장수화를 위해 내한성, 내부식성 등이 향상된 고기능성 강재의 사용도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철강의 미래는 고기능, 고부가가치 강재다
최근 자동차 산업에서 바디, 섀시, 서스펜션, 파워트레인 등에 알루미늄 등의 경량 소재 채택 비중이 확대되고 있고, 친환경 자동차용 부품에서의 철강 사용량 감소가 예상되면서 자동차 한 대당 철강 사용량 축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신흥국의 자동차 판매량 증가는 철강 사용량 확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며, 고장력강과 같은 고부가가치 강재의 채택 비율 확대를 통한 톤당 가격 상승은 매출 증가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조선산업에서도 선박의 대형화에 따라 선박 한 척당 후판 수요는 증가하며, 고장력강 비율 확대에 따른 고급강의 판매 확대가 예상되는 등 고급강에 대한 수요는 향후에도 계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어 이를 대비한 철강제품의 고기능화, 고부가가치화에 대한 지속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철은 인류의 필수 소재 중 하나. 하지만 새로운 소재들이 철의 지위를 위협하고 있다. 철은 계속 ‘산업의 쌀’로 기능할 수 있을까? 그렇게 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제품군 확대, 고부가 강재 생산 등의 혁신에 성공하면 철은 계속 ‘산업의 쌀’로 기능할 것이다.

철강은 미래에도 ‘산업의 쌀’로 기능
수요구조의 변화, 제도·규제 및 기술 발전에 따른 소재 요구 변화에 대한 대응과 함께 철강산업 스스로도 혁신을 통한 선제적인 역량 강화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다. 인공지능과 같은 IT 기술을 활용한 신제품 개발, 친환경 생산 기술 등의 상품화처럼 기존 산업의 틀을 벗어난 선제적인 역량 확보는 앞서 언급한 수요산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영향을 줄 뿐더러 철강산업의 신수요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성공적인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강화로 철강 소재는 미래에도 ‘산업의 쌀’로서 우리의 삶에 필수불가결한 기초 소재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해낼 것으로 기대한다.

이고은(산업연구원 성장동력산업연구본부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