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테크는 음식(food)와 기술(tech)를 결합한 용어다.
인류의 식문화와 일상을 크게 바꿔놓을 푸드테크란 과연 어떤 것일까?
고기가 전혀 들어있지 않지만 육즙이 뚝뚝 떨어지는 햄버거, 유명 셰프의 음식을 집에서 맛보게한 서비스, 로봇이 만들고 서빙하는 커피. 이것은 더 이상 미래의 풍경이 아니다. 정보통신 기술과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날이 갈수록 발전하는 기술이 이미 우리의 식생활에 다양한 방식으로 접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음식(food)와 기술(tech)를 결합한 산업을 ‘푸드테크’라고 한다. 음식에 첨단 기술을 더해 만든 제품이나 서비스를 포괄하는 푸드테크는 유통을 혁신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며 생존을 위한 새로운 식품을 개발하는 등 우리의 식생활을 더욱 편리하고 다채롭게 만들고 있다.
일상의 소비를 바꾼 푸드테크
푸드테크라는 말은 생소할 수 있지만 우리는 이미 일상에서 푸드테크를 편리하게 누리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배달의 민족’이나 ‘요기요’ 같은 배달 앱, ‘마켓컬리’ ‘헬로네이처’ 등의 푸드 배송 서비스다. 이런 서비스는 2010년부터 등장하기 시작해 정보통신을 접목한 새로운 방식의 유통을 선보이며 손바닥 위에서 주문과 결제가 이뤄지게 했다. 이제 TV를 보다 먹고 싶은 음식이 있으면 온라인으로 주문해 새벽에 받아볼 수 있고, 집 근처의 배달 음식점 리스트를 보고 쉽게 메뉴와 가격을 비교해 주문할 수 있다. 집 주소와 결제 방식을 전화로 알려주지 않더라도 자동으로 척척 원하는 음식과 식재료를 집으로 갖다준다. 또 배달 음식 종류가 스시, 쌀국수, 감자탕, 베이커리 등으로 다양해졌고, 유명 맛집의 음식 역시 집에서 쉽게 맛볼 수 있게 됐다.
우리는 이미 배달 앱이나 푸드 배송 서비스를 통해 푸드테크를 누리고 있다.
이처럼 정보통신 기술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지역별 음식점 검색, 맛집 및 조리법 추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사람이 하던 일을 대체하기도 한다. 매장에서 자판기처럼 주문하는 스마트오더 서비스, 맛집 앞 번호표를 대신한 스마트 대기 서비스, 예약 대행 서비스 등은 줄을 서거나 조리 시간을 위해 기다리는 시간을 절약해주고 있다. 검색하거나 이용한 맛집 정보가 저장되어 다음에 음식을 추천해주기 때문에 무엇을 먹어야 할지 고민하는 시간마저 절약해준다.
음식 유통 및 서비스 산업은 블록체인이나 인공지능, 자율주행차량, 드론 등의 기술과 결합해 꾸준히 새로운 시도를 선보이고 있다. 현재 배달 앱들은 인공지능 스피커와 연동해 앱을 켤 필요 없이 말로 음식을 바로 주문하거나, 드론을 이용해 배달 시간을 혁신적으로 줄이는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해외에는 로봇 웨이터가 서빙하는 레스토랑이 하나둘 생기고 있으며 국내에는 로봇 바리스타도 등장했다. 달콤커피에서 선보이는 로봇 카페 ‘비트’에서는 로봇이 만드는 40여 종의 커피를 만날 수 있다. 성수동 ‘카페봇’에서는 3대의 로봇이 각각 커피를 내리고, 케이크 위에 그림을 그리며 음료를 만들어준다.
레스토랑에서 주문과 서빙을 동시에 진행하는 로봇 웨이터.
환경을 위한 혁신, 뉴푸드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 기후와 도시화 등으로 인해 경작지는 자꾸 줄어드는 추세지만 인구는 계속 늘어나 식량 문제가 심각하다. 푸드테크는 식량난 극복을 커다란 과제로 삼고 다양한 분야에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더 건강하고 동물 친화적이며 환경에 악영향을 덜 끼치는 음식’을 생산하는 것이 푸드테크의 나아갈 방향이다.
식량을 생산하는 ‘농업’에 최신 기술을 접목한 사례는 스마트팜이다. 스마트팜은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해 지능화된 농장이다. 농작물이 신선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시스템은 재배 시설의 온도와 습도, 일조량, 토양 상태 등을 자동으로 측정하고 분석한 뒤 결과에 따라 자동으로 제어 장치를 구동한다. 가장 대표적인 스마트팜의 형태는 최초로 수직농장을 선보인 미국의 ‘에어로팜즈’다. 부족한 농경지를 해결하기 위해 작은 면적의 농장을 아파트처럼 수직으로 쌓아 올렸다. 실제 햇빛과 토양 대신 LED 빛을 쪼이고 영양분을 섞은 미스트를 뿌린다. 컨베이어벨트, 로봇 생산 자동화 시스템, 환경제어시스템 등을 갖춰 마치 공장처럼 식물을 재배한다. 농장의 생산성은 일반 농장보다 30배, 온실 농장보다 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팜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상 기후와 도시화 등으로 빈번해진 농작물 피해를 막고 식량 부족을 해결하는 새로운 대안으로 뜨고 있다. 국내에도 스마트팜 기술을 꾸준히 도입하는 추세다.
공장처럼 환경을 제어하고 자동화 시스템으로 식물 생산성을 높인 스마트팜.
육식은 환경 파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지금의 가축 사육 규모로도 수질과 대기오염 등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한데 앞으로 증가하는 인구와 더불어 육류 소비도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대한 가장 보편적인 대안은 ‘콩고기’ 같은 식물성 육류 개발이다. 맛에 대한 우려는 기술의 발전으로 어느 정도 극복하고 있다. ‘임파서블 푸드’에서 아몬드와 마카다미아 오일, 콩 등 오직 식물성 원료로만 만든 햄버거 패티는 구우면 진짜 소고기처럼 육즙까지 나오는 풍부한 맛을 자랑한다. 곧 죽어도 고기를 포기 못 하는 육식주의자들을 위해 탄생한 대안은 ‘배양육’이다. 실험실에서 고기 세포를 배양해 진짜와 같은 인공 고기를 생산하는 것이다. 미국의 스타트업 ‘멤피스 미트’가 선보이는 인공 배양육은 빌 게이츠가 투자하며 환경을 위한 미래의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계란 대신 국내산 약콩과 두유로만 만든 마요네즈를 개발한 ‘더플랜잇’, 롯데푸드의 ‘엔네이처 제로미트’ 지구인컴퍼니의 ‘언리미트’ 등이 대체육 시장을 넓히고 있다.
음식물 쓰레기는 환경과 관련한 가장 중요한 주제다. 특히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으로 인해 심각해진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푸드테크가 나서는 것은 플라스틱의 대체품이다. 우선적으로 개발된 재료는 자연 분해되는 플라스틱이다. 미국의 스타트업 ‘에보웨어’나 ‘롤리웨어’는 미역, 다시마와 같은 해조류에 전분을 섞어 만든 플라스틱을 선보였다. 이 플라스틱은 버려도 자연적으로 분해되기에 환경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 젤리 같은 식감에 페퍼민트, 녹차 등의 맛이 난다. 얼마 전 뉴질랜드 항공사 에어뉴질랜드는 기내식으로 제공되는 컵을 먹을 수 있게 한 아이디어를 선보였다. 밀가루, 설탕, 계란, 바닐라향을 넣어 만든 컵 모양 쿠키로 식사를 마치고 디저트처럼 즐길 수 있게 했다.
식물성 원료로만 만들었지만 진짜 고기 패티 맛을 전하는 임파서블 버거
음식은 우리의 생존과 생활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다. 현재 가장 유망한 첨단 기술을 식문화에 도입해 새로운 식품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푸드테크는 우리의 생활을 완전히 바꿔놓고 있다. SF 소설가 윌리엄 깁슨은 “미래는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다. 단지 널리 퍼져 있지 않았을 뿐”이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4차 산업혁명은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우리 곁에, 그것도 가장 일상적인 음식을 통해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다. 우리가 푸드테크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글 「쇠부리토크」 편집팀
음식도 기술과과학이죠! 삶에 있어 먹는석은 필수 요소!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