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영상의 시대. 특히 Z세대는 ‘틱톡’ 같은 영상 플랫폼을 통해 영상으로 말하고 소통하고 학습하고 놀이하고 있다.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중반 사이에 태어난 ‘Z세대’는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문화를 접한 세대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 모바일 기기를 장난감처럼 사용해왔고 인터넷으로 물건을 구입하는 일이 당연하며 어떤 세대보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인간관계를 중시한다. 이들의 가장 큰 특징은 영상으로 정보를 받아들이고 소통한다는 점. 궁금한 게 있을 때 네이버나 구글 같은 포털 사이트 대신 유튜브에 ‘~하는 법’이라고 검색해 동영상을 찾는다.

물론 유튜브는 이미 10대 청소년부터 50대 이상 중, 노년층까지 모든 세대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스마트폰 앱이 되었지만, 20대 중반 이하 Z세대가 영상을 즐기는 방식은 성인이 된 이후 모바일 문화를 접한 이전 세대와 확연히 다르다. 이들은 TV나 영화 스크린의 가로가 아닌 스마트폰의 세로 화면을 더욱 편안하게 느낀다. 이들이 즐기는 동영상의 길이는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 짧은 시간 동안 가벼운 볼거리를 즐기는 이 새로운 세대의 취향을 저격한 앱이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에서 탄생한 이 영상 플랫폼의 이름은 ‘틱톡(TikTok)’이다.

틱톡은 Z세대의 취향을 정확히 저격해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Shutterstock.com

영상 플랫폼의 아이콘, 틱톡
10대 자녀를 키우지 않는 30대 이상이라면 이름조차 생소하겠지만 ‘기성세대가 모른다’는 사실 자체가 현재 전 세계 6억 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한 틱톡의 인기 비결 중 하나다. 틱톡은 15초 이하의 영상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고 다양한 효과를 넣어 다른 이용자와 공유하는 서비스다. 15초 동안 대체 뭘 할 수 있을까 싶지만 한껏 꾸미고 나온 ‘틱토커(TikToker)’들은 최신 히트곡을 따라 부르고 춤을 추고 코믹한 상황을 연출하는 등 전혀 새로운 방식의 놀이 문화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짧은 길이만큼이나 틱톡의 동영상은 만들기도 즐기기도 쉽다. 촬영한 동영상을 편집은 물론 필터 효과, 그래픽 등을 자유자재로 덧붙일 수 있고 최신 히트곡과 TV프로그램, 유튜브 영상 등의 소리를 간단히 검색해 넣을 수도 있다. 듀엣(duet) 기능을 사용하면 기존 틱토커의 영상 바로 옆에 자신의 영상을 붙일 수도 있다. 15초 안에 영상으로 창조하고 흉내 내고 감탄하고 조롱하는 그 모든 것이 틱톡의 콘텐츠가 된다.

틱톡은 스마트폰 세로 화면에 최적화된 서비스다. 영상도 세로고, 다른 영상을 찾으려면 양옆이 아닌 위아래로 화면을 넘겨야 한다. ‘좋아요’ 버튼을 누를 필요도, ‘팔로우(follow)’할 유명 틱토커 명단을 알아야 할 필요도 없다. 앱을 실행하고 흥미로워 보이는 동영상의 플레이 버튼을 누르면, 인공지능이 다음에 볼 만한 15초짜리 동영상을 끊임없이 제시한다. 마치 유튜브 동영상의 ‘하이라이트’를 모아 놓은 것 같은 틱톡 15초 영상을 보고 있으면 한두 시간쯤은 훌쩍 지나가기 일쑤다.

상대방이 확인하면 사진과 영상이 곧 사라지는 스냅챗은 지극히 사적인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다. ⓒShutterstock.com

젊은 세대에게 영상은 놀이의 도구다
틱톡이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의 인기를 위협하며 10대와 20대 초반 Z세대에게 폭발적 인기를 끌기 이전에 ‘스냅챗(Snapchat)’이 있었다. 틱톡이 누구나 쉽게 영상을 찍고 누구나 쉽게 영상을 볼 수 있는 개방적인 영상 공유 플랫폼이라면 스냅챗은 영상과 사진을 잠시 공유한 뒤 메시지의 원본까지 삭제해 흔적을 남기지 않는, 공적이면서도 지극히 사적인 소셜 미디어 서비스다. 기본적으로는 사진이나 영상을 간단한 글과 함께 공유하는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 스냅챗으로 보낸 영상이나 사진은 마치 가제트 형사가 받은 지령서처럼 상대방이 확인한 후 10초 안에 지워져버린다. 지워지기 전에 해당 영상이나 사진을 저장하면 콘텐츠를 올린 당사자에게 사진을 저장했다는 알림이 전달되고, 애초에 저장을 목적으로 올린 영상이 아닐 경우 자칫하면 차단당할 수도 있다.

15초 분량의 영상과 본 지 10초 안에 지워지는 영상 메시지. 얼핏 상반된 개념처럼 보이지만 틱톡과 스냅챗은 영상을 만들어 공유하는 사람에게도, 보고 향유하는 사용자에게도 부담이 없다. 순간을 기록하는 글, 사진과 달리 시간과 함께 흘러가는 영상의 속성에 더욱 익숙하기 때문일까? 소셜 네트워크 안에서 인맥을 쌓기보다는 순간을 즐기는 젊은 세대는 스냅챗으로, 다시 틱톡으로 기성세대는 이해하기 힘든 자신만의 놀이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IGTV는 한마디로 ‘인스타그램판 유튜브’다. ⓒShutterstock.com

SNS 지형을 바꾸는 젊은 세대의 영상 선호 트렌드
Z세대가 이끈 쉽고 가볍고 짧은 ‘스낵 컬처(Snack Culture)’ 트렌드에 맞춰 사진과 텍스트 기반의 기존 SNS도 영상 기반의 새로운 서비스를 발표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서비스가 인스타그램(Instagram)의 ‘스토리’ 기능과 IGTV다. 인스타그램 스토리는 틱톡과 스냅챗의 속성을 결합한 서비스다. 틱톡처럼 직접 촬영한 영상에 각종 효과를 넣어 공유하면 일반 인스타그램 포스팅과 달리 팔로워에게 직접 전송되고, 24시간이 지나면 삭제된다. ‘좋아요’를 누르거나 댓글을 달 수는 없지만 다이렉트 메시지 기능을 통해 1대 1로 이야기 나눌 수 있다. 영상을 만들어 올리는 이의 부담을 줄이려는 부단한 노력을 느낄 수 있다.

IGTV는 앞서 예로 든 서비스들과 다소 성격이 다르다. 1분 이내의 동영상만 올릴 수 있던 기존 인스타그램 동영상 서비스의 한계를 뛰어넘어 최대 1시간까지 보다 긴 동영상을 올리는 서비스다. ‘인스타그램판 유튜브’라고도 할 수 있는 IGTV가 유튜브와 가장 다른 점이라면 스마트폰의 세로 화면에 최적화되었다는 점. 인스타그램은 장기적으로 IGTV를 다음 세대를 위한 TV 방송국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들 동영상 공유 플랫폼은 ‘모두가 제작한 영상을 모두와 공유한다’는 기치를 내걸고 있지만 전 세계 수억 명 이상의 사용자를 끌어모으기 위해서는 유명인과 스타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고사 직전에 있던 텍스트 기반의 ‘트위터(Twitter)’가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부활한 것처럼 10대 뮤지션 셀레나 고메즈가 일상을 공유하며 인스타그램이 널리 알려졌고, 가수 제니퍼 로페즈 등이 틱톡을 통해 짧은 영상으로 자신을 홍보한다. 스냅챗의 경우엔 유명 모델 카일리 제너의 “아직도 스냅챗 하는 사람?”이라는 트위터 메시지 한 줄에 하루 만에 시가 총액이 1조 원 이상 증발하기도 했다.

네이버 ‘브이 라이브’ 등은 영상을 통해 스타와 개인을 연결시켜준다.

영상으로 소통하고 배우고 놀다
개인과 개인이 아닌, 스타와 개인을 영상을 통해 실시간 연결하는 서비스도 있다. 네이버의 동영상 공유 플랫폼 ‘브이 라이브’는 스타들의 개인 방송은 물론, 방탄소년단의 런던 웸블리 구장 라이브 중계 등 대규모 온라인 이벤트를 개최하며 서비스를 빠르게 확산해나가고 있다. 앞으로는 가상현실(VR)을 접목해 집에서도 공연 현장처럼 떼창과 파도타기 등을 할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다.

영상을 통해 말하고 소통하고 학습하고 놀이하는 새로운 세대. Z세대가 만들어가는 모바일 세상은 기성세대가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속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쇠부리토크」 편집팀

  • Z세대 역시 좋은 시대에 때어났군요!
    보릿고개 세대도 열심히 뒤쫒고 있으니
    도망가지 말고 기다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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