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 산업이 발달할수록 환경과 자연의 소중함은 더욱 절실해진다.
아름다운 지구를 지키기 위한 다양한 실천방법을 세계인들의 에코라이프에서 배워본다.
여름을 보내는 다섯 가지 방 법
나는 에어컨이 없는 환경단체의 사무실에서 10년 넘게 일했었다. 좁은 사무실을 꽉 채운 8대의 컴퓨터가 내뿜는 열기는 빌딩숲의 열섬현상 같았다. 외부보다 실내가 더 더운 듯했다. 그래서 에어컨 없는 우리 사무실이 택한 최고의 방법은 가장 더운 2주간 사무실 문을 닫는 정책이었다. 우리는 일을 하지 않고 빈둥빈둥 재충전 시간을 갖거나 에어컨이 윙윙 돌아가는 낙원으로 피신해 꼭 해야 할 일을 처리하곤 했다.
그러나 모두가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내 마음대로 휴가 낼 수 있는 사람은 ‘대표님’ 뿐. 결국 어떻게든 에너지를 적게 써서 실내를 시원하게 만들 방법을 찾아야 한다.
첫째, 불볕 열기가 잦아들고 실외 온도가 떨어지는 밤 10시부터 새벽 6시 사이에 문을 열고 다른 때는 닫아놓는다. 외부 열기에 에어컨과 선풍기로 식혀놓은 실내 온도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낮아진 실내 공기가 이글이글 타는 외부 공기와 섞이지 않도록 틈새를 막는다. 또한 저녁에 창문을 열어놓을 경우 선풍기 바람을 찬 공기가 들어오는 창문 쪽을 향해 틀어주면, 뜨거운 실내공기가 밖으로 나가고 바깥의 시원한 공기가 들어오는 효과가 난다.
둘째, 햇볕이 내리쬐는 부분은 무조건 막아야 한다. 암막커튼, 블라인드, 차양 막, 벽이나 창가에 넝쿨식물을 키우는 ‘녹색커튼’ 등 직상광선을 막아 그늘을 만든다. 사실 커튼이나 블라인드는 집안이 아니라 건물 외부에 쳐야 빛뿐 아니라 열도 막을 수 있다.
셋째, 꼭대기 층이라면 흔히 사용되는 녹색 방수 페인트가 아닌, 빛을 반사시키는 하얀색 차열 페인트를 칠한다. 최소 10% 이상 온도 차이가 난다고 한다. 뉴욕에는 ‘화이트 루프’ 팀이, 국내에는 ‘십년후연구소’의 ‘쿨루프’ 팀이 옥상을 흰색으로 칠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넷째, 불을 많이 쓰는 요리는 물론이고 드라이어기와 빔 프로젝터, 컴퓨터, 텔레비전처럼 발열량이 높은 가전제품 사용을 줄인다. 요즘 나는 불을 거의 안 쓰고 뚝딱 해먹는 음식을 시험 중이다. 밥에 낫또 혹은 명란젓을 올리고 깻잎과 날계란을 넣어 비벼 먹는다. 냉면 육수에 오이, 콜라비 등의 야채를 넣은 냉국, 우뭇가사리를 넣은 콩국 등 냉국 위주로 밥상에 올린다. 다섯째, 에어컨을 껐다 켰다 하지 않고 적정한 온도로 유지한 채 에어컨과 선풍기가 마주보는 형태로 선풍기를 튼다. 에어컨 냉기를 선풍기가 순환시키는 역할을 한다.
대안 에너지를 찾아야
하지만 집을 시원하게 유지할 궁극의 방법은 이사를 가는 것이다. 서울 노원구에는 ‘에너지제로주택’ 단지가 있다.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도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하게 유지되는, 무주택자나 신혼을 위한 공공임대주택이다. 이곳에 사는 지인은 “아무것도 안 해도 문만 닫아놓으면 실내온도 27도를 유지해요”라고 이야기했다. 요는 애초에 단열이 잘 되는 집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에너지제로주택은 성능 좋은 단열재와 고기밀 단열창을 설치하고 외부 블라인드를 달고 대안에너지를 사용한다. 특히 여름철에는 깊은 땅속 차가운 공기를 끌어와 냉수를 만들어 냉방을 한단다. 이때 필요한 전력은 태양광 발전으로 얻는다.
인간의 활동으로 온실가스가 증가하고 기후변화가 심해진다. 지구는 더 더워지고 더 많은 에어컨을 켜고 이산화탄소가 더 많이 배출되니까 지구는 더 뜨거워진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하는데, 그 책임은 원인을 제공한 우리에게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