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 산업이 발달할수록 환경과 자연의 소중함은 더욱 절실해진다.
아름다운 지구를 지키기 위한 다양한 실천방법을 세계인들의 에코라이프에서 배워본다.
420 대 4
요즘 난데없이 ‘덴마크 인처럼 살아보기’로 했다. 남의 눈치 보지 않고 편안하고 소박한 삶을 사는 덴마크 판 ‘소확행’, ‘휘게’ 때문만은 아니다. 연일 쏟아진 ‘쓰레기 대란’의 뉴스에서 나는 보고야 말았다. 연간 1인당 비닐봉투 사용량 대한민국 420개 VS 덴마크 4개! 아니, 1회용이라면 치실 외에는 죄다 거절하고픈 나도 족히 비닐봉투 4개는 쓸 텐데, 덴마크인들은 어떤 종족이란 말인가. 이대로 질 수 없어 나도 1년에 비닐봉투 4개 이하를 쓰기로 했다. 그런데 모로코에 여행 간 친구가 메시지를 보내왔다. “이거 부직포 쇼핑백이야. 여기 비닐봉투 금지돼서 종이나 부직포 봉투만 사용하거든.” 아아, 모로코에게도 진 것 같은 이 기분.
이젠 비닐봉투가 십장생?
자원순환연대에 따르면 우리는 연간 57억 원 상당의비닐봉투 190억 장을 사용하며 이로 인해 이산화탄소 2300만 톤이 발생한다. 하루만 장바구니를 사용해도 남한 인구수에 맞먹는 5200만 장의 비닐봉투와 이에 드는 원유 96만 리터를 절약할 수 있다.비닐봉투가 바다에 흘러 들면, 해파리를 좋아하는거북이 눈에 해파리처럼 보여 그 위장을 꽉 채운다.이제 오래 살아남는 십장생은 거북이가 아니라 플라스틱이 돼버렸다. 이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2008년7월 3일 스페인에서 ‘세계 1회용 비닐봉투 안 쓰는날(Plastic Bag Free Day)’이 생긴 후 이후 40개 이상의 나라에서 다양한 활동이 열리고 있다.
특히 ‘쓰레기 대란’을 앓은 올해에는 ‘플라스틱 어택’ 이 펼쳐진다. 올 3월 영국에서 시작된 플라스틱 어택은 시민들이 마트에서 장본 후, 불필요한 포장지를 카트에 버리고 에코백에 담아가는 퍼포먼스이다. 현재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벨기에 등 유럽 전역에서 플라스틱 어택이 열리는 중이다. 참여자들은 생산과 유통단계에서 포장재를 줄여야 한다고 업계의 변화를 촉구한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도 플라스틱 어택이 열렸다. 40여 명의 시민들이 비닐봉투를 머리에 쓰거나 머플러처럼 목에 두른 채 장을 보고 가져온 용기와 에코백에 알맹이만 담아갔다. 더할 나위 없이 유쾌했지만 메시지는 묵직하다. 애초에 불필요한 포장재를 사용하지 말 것, 유통업계는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것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