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덕유 기자가 만난 임동갑 사우(포항공장 설비팀)의 봉사 활동 이야기
*‘with토크’가 만난 현대제철 사우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Q. 현재 포항공장 봉사단의 리더 역할을 하고 계시는데 주로 어떤 활동을 하시나요? 최근 봉사 활동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포항공장 관리직 300여 명이 분기별 1회씩 봉사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봉사 계획을 짜고 포항공장 봉사 실적도 관리하고 있습니다. 최근 활동으로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것은 작년 10월 장애인 분들을 모시고 영천으로 와인만들기 체험을 갔던 때입니다. 1대1로 짝을 이루어 와인만들기를 했는데 제 파트너는 눈이 불편하신 할아버님이셨어요. 할아버님은 포항시내 원룸에서 마시지를 하시며 생계를 이어가신다고 하더군요. 꼭 한번 오라고, 시원하게 마사지를 해주시겠다고 주소까지 알려주셨는데 할아버님 생각이 많이 납니다. 버스를 타고 오는 내내 제 손을 꼭 잡고 계셨는데 앞을 보지 못해서 밖을 못 나오시니 가끔씩 꼭 불러달라고 하셨어요. “할아버지~ 조만간 꼭 찾아 뵙겠습니다.”

Q. 포항 지진 때도 매우 바쁘게 봉사활동을 하셨다고 들었는데 당시 상황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당시 회사에는 다행히 별다른 피해가 없었는데 지역 주민들의 피해가 컸었죠. 저희 집도 북구 쪽이라 퇴근하는 길에 아파트 외벽이 갈라지고 학교 외장재가 탈락된 모습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어요. 지진 발생 다음날 아침 회사에서 관계자들과 긴급히 회의를 하고 저희들이 지원할 수 있는 것부터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먼저 대피소 2곳(흥해체육관, 대도중학교강당)에 두 팀으로 나누어 자원봉사를 나갔는데 현장에 도착하니 정말 많은 단체와 기업들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어 깜짝 놀랐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포항자원봉사센터를 통해 매일 조를 짜서 피해 가구를 직접 찾아가 부서진 담장, 연탄 등을 치우는 봉사를 진행했습니다. 오래된 집들이 많고 노인 분들이 많이 사는 동네다 보니 정말 고마워 하시더군요. 하루는 봉사를 끝내고 회사로 복귀했는데 아주머니 한 분이 전화로 너무 고마웠다고 말씀하시더군요. 오히려 제가 감사했고 뿌듯했습니다.

Q. 봉사활동을 통해 얻는 가치가 있다면? 그리고 앞으로 바람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제가 봉사를 하면서 얻은 삶의 가치는 바로 ‘배려’입니다. 갈등이나 다툼이 있을 때 가장 먼저 ‘상대의 입장이라면 나는 어떻게 대처할까?’ 하고 생각하는 것이 습관이 되면서 이해 못할 일들이 없어지더군요. 어떤 이들에게는 바보같이 손해 보면서 사는 듯 보이겠지만 저는 자원봉사 활동을 통해 얻은 소중한 가르침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기술직과 일반직 가족이 모두 함께 할 수 있는 봉사단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가족과 함께 참여한다면 그 자녀는 회사에 다니는 아빠, 엄마에 대한 자부심, 존경심이 생길 것이고 그로 인해서 직원들은 회사에 대한 자부심, 애사심이 많이 생기지 않을까요? 결과적으로는 회사의 미래에도 보탬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여러분, 저와 함께 동참하시지 않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