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 조사에 따르면 국내 상위권 기업들은 ‘S.U.P.E.R. 인재’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전문성(Specialty), 창의성(Unconventionality), 도전 정신(Pioneer), 도덕성(Ethicality), 주인의식(Responsibility)의 5개 요소를 인재가 갖춰야 할 주요 덕목으로 꼽은 것이다.
저성장 시대가 도래하면서 점점 어려워지는 기업들이 도전 정신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돌파구를 찾으려 하기 때문이다.

성공한 이들의 공통점
도전 정신은 위대한 성과를 이룬 많은 기업과 인물들의 주요 특징으로 꼽히고 있다.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하고,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하려는 도전 정신이 없다면 위대한 성과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스티브 잡스는 미국 스탠포드 대학 졸업식 축사에서 ‘항상 갈망하고 미련하게 정진하라’는 의미로 “Stay hungry, Stay foolish”라며 젊은 인재들에게 도전정신을 가지라고 강조했다. 2002년 월드컵 당시 한국 국가대표 감독이었던 히딩크도 16강 진출을 확정 지었음에도 “나는 아직 배고프다(I’m still hungry)”라며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바 있다.
도전 정신이 강한 기업 ‘구글’은 세계 최고의 검색 엔진 회사가 되겠다는 목표로 설립된 회사이다. 이미 그 목표를 달성한 구글은 2009년에 느닷없이 자율주행 자동차를 연구하고 있다는 발표를 했다. 소프트웨어 기업이 자율주행 자동차를 연구한다는 사실은 다소 엉뚱한 발상처럼 보였으나, 현재 자율주행 자동차는 구체적인 상용화 과정에 진입했고 그 선두 자리에 구글이 서게 됐다. 이 외에도 인공 지능(AI) 연구를 통해 미래 기술 트렌드를 리드하며 드론과 우주, 생명과학 등 획기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사업들에 막대한 금액을 투자하고 있다. 사실 구글의 미래 사업 부문은 현재 엄청난 투자로 막대한 손실을 기록하고 있지만, 시장과 주주들은 구글의 도전적 행보를 높이 평가하면서 높은 시가 총액을 유지하고 있다.

도전 정신, 왜 필요한가?
성공을 위해서는 도전 정신이 필요해 보이나 사실 도전은 말처럼 쉽지 않다. 도전이란 말에는 ‘실패’와 ‘두려움’이 세트처럼 따라다니기 때문이다. 더구나 어느 정도 성공의 궤도에 오른 기업들은 굳이 높은 실패 확률을 떠안는 의사결정을 한다는 것이 사실상 매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에게 도전이 영원한 숙제인 이유는 무엇일까? 현실 안주가 안전한 방법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새로운 발전이나 도약을 기대하기 어렵고 무엇보다 장기적으로는 결국 도태되기 때문이다. 이는 동물들이 환경 변화에 적응하며 진화하지 못하면 멸종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기업이 현재 막강한 핵심 역량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안타깝게도 이것이 지속적으로 유효하지는 않다. 200년의 역사를 넘긴 듀폰을 보자. 듀폰이 장수 기업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던 데는 그들의 핵심 사업을 3차례나 변화시킨 데 그 비결이 있다. 화학 회사로 시작된 듀폰은 이후 당대 최고의 섬유‧소재 기업으로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2004년에 듀폰은 매출의 약 25%를 차지하던 섬유 사업을 매각하고 바이오‧농생명 회사로 변신했다.
‘듀폰=라이크라’로 대표되던 섬유 사업을 과감히 정리한듀폰의 도전이 바로 듀폰을 포춘 500대 최장수 기업으로승승장구 할 수 있게 만든 원동력이다.
기술의 발전은 물론이고, 경쟁 기업들의 생태계가 빠른속도로 변화하면서 수많은 위협 요소가 늘고 있다. 모방(Me too) 제품을 통해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 전략으로 우리 기업을 위협했던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이제는 유럽과 미국 등의 핵심 시장에 도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 기업들이 안주하거나 혁신과 도전에 안이한모습을 보인다면 현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도태될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어찌 보면 도전하지 않고 도태되느니, 실패를 짊어지더라도 지속적으로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일지도 모르겠다.

도전 정신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도전 정신을 높이기 위해서는 우선 적절한 실패를 수용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구성원들이 수용 가능한 범위 내에서 작은 실패를 통해 배우고 더 대담해지고 또 새롭게 재도전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회장 빌게이츠는 “성공은 실패의 기반 위에서 탄생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앞서 살펴본 구글에는 수많은 실패작들이 존재한다. 실패에 대한 올바른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실패를 감추기보다 이를 공유하여 실패 사례를 학습하고 곱씹어 보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실패가 의미 있게 공유되기 위해서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 단기 실적을 위해 현상 유지에 급급했던 사람보다 실적이 좋지 않더라도 의미 있고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한 사람에 대해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춰져야 한다. 또한 의미 있는 실패를 한 당사자에게도 패배자라는 인식에서 벗어나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지 않도록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훈련도 필요하겠다. 두 번째는 비전과 꿈이 있어야 한다. 비전과 꿈이 없다면 신사업을 하더라도 남들을 따라 하는 수준에 그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는 진정한 도전이 이루어지기 힘들 뿐만 아니라 도전 자체가 즐겁기보다 두렵고 힘들기만 할 것이다. 엄청나게 불확실한 미래에 투자를 하고 도전을 한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이것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임직원들의 끊임없는 공부가 필요하고, 무엇보다 미래 사업에 대한 기업의 꿈과 비전이 확고하게 정립되어 있어야 한다.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떤 가치를 만들어내고 싶은지에 대한 철학과 열망, 그리고 전문성에 기반한 자신감이 있을 때 비로소 의미 있는 도전이 시작되는 것임을 명심하자.

  Columnist      박지원   연세대학교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HRD(Human Resources Development)를 전공했다. 현재 LG경제연구원 경영연구부문 연구위원으로 재직하면서 LG계열사의 인사조직 및 전략, R&D 관리 관련 컨설팅을 수행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에서 발행한 ‘LG Business Insight’를 통해 조직문화, 리더십, 혁신 등에 대한 글을 저술한 바 있으며, LG 경제연구원의 저서 「2010 대한민국 트렌드」와 「빅뱅퓨처」를 공동 집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