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버드대 심리학과에서 성공하는 인재들의 공통점이 ‘세상을 유머러스하게 만든다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무조건 상대방을 웃긴다고 해서 소통이 잘 되는 것은 아니지만 전문가들은 자신을 낮추고, 상대를 배려하는 긍정적인 유머를 할 때 몇 배의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한다. 최근 각 기업에서 유머러스하고 재치 있는 직원 채용에 적극적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성공의 윤활유 역할을 하는 유머, 그 필요성과 의미를 짚어보았다.

왜 유머에 주목하는가?
유머를 이용한 마케팅은 경기침체 등 우울한 사회분위기와 맞물려 재미와 웃음을 원하는 소비자의 니즈에 맞게 탄생했다. 또한 IT강국답게 인터넷을 통한 빠른 소비자들 간 정보공유는 ‘펀(Fun)’의 급속한 확산을 가능케 했다. 이렇게 확산된 ‘펀’은 디지털 시대에 살면서 아날로그 시대의 감성을 추구하는 디지로그(Digilog) 세대에 어필하면서 모든 산업과 광범위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최근 트렌드는 펀(Fun)과 테크놀로지(Technology)를 합성한 ‘퍼놀로지(Funology)’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내며 성공을 위한 경영이론의 핵심으로까지 인식되고 있다.
최근 각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경영자들은 유머러스한 직원이 일도 효율적으로 잘한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미있게 잘 노는 사람이 일도 잘한다는 것이다. 재능 있는 사람은 노력하는 사람 못 따라 가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 못 따라 가고, 거기에 더해 즐기는 사람은 미친 사람 못 따라 간다고 하지 않던가? 즐겁게 일하는 사람이 열정적일 가능성이 높음을 강조한 말이다.
훌륭한 일터(GWP: Great Work Place) 운동의 창시자인 로버트 레버링(Robert Revering) 박사는 “회사의 가장 중요한 자산은 직원들이라는 인식이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며 “고객, 거래처 등 외부가치보다 종업원과 기업문화라는 내부가치를 중시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말하는 훌륭한 일터는 구성원들이 상사와 경영진을 신뢰(Trust)하고 자기 일에 자부심(Pride)을 느끼며 함께 일하는 구성원들 간에 일하는 재미(Fun)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직원만족이 고객만족
기업의 성공요인으로 ‘고객만족’을 꼽는 기업경영자들은 고객만족의 원천은 ‘직원만족’이라 말한다.
내부 고객인 직원이 만족해야 외부의 고객에게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며, 결국 이것이 지속가능한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논리다. 때문에 몇 년 전부터 국내 기업들도 ‘유머 경영’, ‘펀 경영’ 등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이는 효율성 높은 조직 문화 구축에 따른 고객만족 극대화를 노린 방법론들 중 하나이다. 특히 경영상 유머의 효용과 기업실적의 연관성이 입증되면서 각 기업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기업의 CEO들이 유머의 중요성을 높이 평가하는 이유는 ‘재미’가 직원들의 자발성과 창의력을 자극해 ‘생산성 향상’과 ‘고객만족’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저는 평생 일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저 너무나도 즐겁고 재미있는 방송을 수십 년 해왔을 뿐입니다. 저의 일이 바로 제 ‘꿈’입니다.” 영국의 유명한 방송인인 테리 웨건(Terry Wagan)이 한 말이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일을 할 수 있느냐’라는 질문에 대한 최고의 대답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내가 원하는 인생의 꿈에 일치되어 있다면 우린 어떤 상황에서도 즐겁게 일을 할 수 있다. 주위를 둘러보면 비전이 있는 사람은 항상 즐겁게 일한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또한 즐겁게 일하는 사람은 인생에 대한 비전이 확실한 사람이다.
비전이 얼마나 큰 즐거움인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있다. 미국의 어느 항공사에는 매년 최고의 실적을 보여주는 부서가 있었는데 놀랍게도 비행기의 엔진을 청소하는 부서였다. 그 부서원들은 모두 파란색 심장외과 수술복을 입고 있었다. 한 직원이 왜 수술복을 입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우리는 비행기의 심장인 엔진을 청소하며 수술하는 사람들입니다. 의사가 사람의 심장을 고치듯이 우린 비행기의 심장을 고칩니다.” 그들의 꿈은 바로 비행기를 고치는 의사였던 것이다. 가장 짧은 시간에 즐거운 사람이 되는 유일한 방법은 자신의 꿈과 비전을 생각하는 것이다. 아무리 부지런한 자도 비전을 가지고 일을 즐기는 자를 능가할 수 없다.

펀 경영의 핵심은 인간경영
미국의 로버트 프로빈(Robert R. Provine) 교수에 의하면 웃음이 많은 그룹의 생산성이 웃지 않는 기업에 비해 평균 40퍼센트에서 300퍼센트까지 생산성이 증대되었다고 한다. 웃음이 많은 그룹이 업무에 대한 적응력과 실적에서 탁월하다는 것이다. 세계 최고의 자동차 판매 왕으로 이름을 날린 조 지라드(Joe Girard)는 아직도 수많은 영업사원들에게 전설적인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웃음의 위력을 알지 못하는 세일즈맨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그는 인간에게 얼굴이 있는 것은 “먹기 위해서나 세수하기 위해서도 아니며 면도하기 위해서도 아닌 오직 웃기 위해서”라고 말하는 탁월한 웃음예찬론자다. 그는 웃음만이 모든 문을 여는 만능열쇠라고 말한다.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10대 인물에 뽑힌 앤소니 라빈스(Anthony Robbins)는 최고의 감정상태에서 최고의 결과가 나온다고 했다. 그는 웃음이야말로 우리를 순식간에 최고의 감정상태로 이끌어주며 나아가 즐거움으로 이끌어준다고 말한다. 캐나다의 캐드릭 펜위크 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웃음으로 인해 사기 진작이 15퍼센트, 생산력이 40퍼센트 증가한다고 했다. 웃음이 주는 경제적 가치를 돈으로 정확히 환산할 수는 없지만 산업재해, 노사분규, 의료비 등이 3분의 1로 감소하고 생산성은 배가되니 얼마나 화끈한 경제학인가. 웃음은 원료 없이 공장을 돌리는 만병통치약이다.
결국 모든 즐거움은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데에서 나오며 이러한 비전 하에서 모든 개인은 자신을 좋아하게 되고 일과 회사를 아끼게 된다는 것이다. 펀 경영은 바로 사람경영이다. 기업의 최고 고객은 바로 함께 일하고 있는 내부고객인 직원들이다. 고객을 섬기듯 직원들을 섬기면 그 회사는 성공할 수밖에 없다. 깊은 신뢰를 통해 일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일하는 재미가 있으면 생산성은 올라가게 되어있다.
특히 펀 경영에서 리더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CEO가 열린 마음으로 직원들을 이해하고 관심과 배려를 보일 때 직원들의 창의력이 샘솟을 수 있다.
기업 내부에 한 사람의 유머리스트가 있다면 수천만 원을 들여 회사를 즐겁게 하기 위해 컨설팅을 받는 것보다 나을 것이다. 더군다나 이런 인재를 관리하는데 별도의 돈이 드는 것도 아니다. 그 동안 어떤 시스템으로도 경험해보지 못한 거대한 문화가 사내에 싹트게 된다. 그것이 유머경영, 펀(Fun) 경영이다.

 Columnist 
박인옥은 교육학박사이며 유머강사로 활동하며 많은 기업 및 단체, 대학, 방송 등에서 유머 리더십과 유머경영에 관해 수천 회의 강의를 해 왔다. 현재도 많은 매체에 유머와 관련해 출강 중이며, 「유머로 리드하라」, 「웃으면 행복하고 웃기면 성공한다」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현재 (사)한국교육협회 원장, 유머플러스 소장으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