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순간, 가장 뜨거워라
소설가&영화감독 천명관

살고자 했던 가장 순수한 열망. 천명관 감독이 말하는 <뜨거운 피>의 정의다. 젊은 시절 영화 연출의 꿈을 안고 충무로에 들어갔지만 10년 동안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다. 그 후 영화가 아닌 소설가로 이름을 떨쳤다. 그렇게 인생은 돌고 돌아 마침내 그에게 영화 메가폰을 잡게 했다. 그의 첫 영화 <뜨거운 피>다. 뜨거운 것은 반드시 사라지지만, 그 시절의 잔재는 반드시 살아남는다는 천명관 감독. 그가 말하는 영화 <뜨거운 피>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영화 연출이 꿈이었다고 들었는데요. 첫 영화 <뜨거운 피>로 영화 연출을 맡게 된 감회가 궁금합니다.

어릴 적부터 영화 연출이 꿈이었어요. 30대에 충무로에 들어가 10년쯤 영화 연출을 준비했었죠. 대중들은 저를 소설가로 많이 알고 계시겠지만, 영화 극본 작업도 간간이 진행했습니다. 그렇게 글을 쓰고 살다가 늦깎이 감독으로 영화에 도전하게 되었네요. 솔직히 이제 젊었을 때의 뜨거움이 많이 바래서 꿈을 이뤘다는 기분은 아니고요. 그저 이야기 만드는 사람으로 한평생을 살면서 영화로도 저의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할 뿐이죠.

영화 <뜨거운 피>를 연출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포인트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리얼함이었어요. 밑바닥에서 사는 건달이나 양아치, 밀수업자들의 이야기를 설득력 있게 그려내려면 소설에 등장하는 공간과 시대, 소품 등을 더욱 실감 나게 구현해야만 했거든요. 이 영화가 품고 있는 세계관을 현실감 있게 그리는 것, 그래서 관객들에게 이들의 이야기를 이해시키는 것, 그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뜨거운 피>의 주인공을 영화배우 ‘정우’가 맡게 되었는데요. 함께 작업해보니 어떠셨나요?

실감 나는 연기는 말할 것도 없죠. 우리 영화는 부산이라는 배경이 절대적이고 등장하는 인물도 경상도 사람이어야 했어요. 정우 배우가 부산 출신인 데다 우리 영화의 배경이 되는 곳과 가까운 곳에서 성장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연기적인 부분 외에도 부산에 대한 정서나 사투리, 문화 등을 연출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줬죠.

영화 <뜨거운 피>는 잔인하고 치열하게 사는 건달들의 이야기죠. 서로 복수하고 죽이고 배신하는 치열한 삶을 통해서 관객들한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이었나요?

이 영화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것은 돈과 폭력이죠. 하지만 결국 이들이 왜 이런 짓을 할까 생각해보면 모두가 다 먹고살기 위해서거든요. 인생을 살 때는 각자만의 생존 방식이 필요하죠. <뜨거운 피>에 나오는 인물들은 폭력과 살인을 통해 인생에서 원하는 것을 이루려고 하는 사람들이에요. 그 와중에 누군가 희생되기도 하고 배신당하기도 하죠. 하지만 이런 연결고리들이 막연한 것이 아니라 모두 생존이라는 절박함 속에서 이루어지는 일들이에요. 저는 우리 영화를 통해 절박함 속에서도 살고자 하는 뜨거운 것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감독님이 생각하는 <뜨거운 피>는 무엇인가요?

순수하고 불타오르는 열망이죠. 뜨거운 것은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해요. 그래서 원하는 것을 얻었다고 생각할 때 반드시 잃는 것이 있어요. 뜨거웠던 것도 시간이 지나면 식어버리고, 잃어버린 것을 가슴 아파하는 비극적인 단면도 있죠. 저는 영화 <뜨거운 피>를 통해 이러한 인생의 복잡한 인생의 행로를 담고 싶었어요.

감독님의 가장 뜨거운 때는 언제였나요?

30살에 충무로에 들어가서 10년 동안 연출에 매달리다가 40살에 떠났거든요. 그 10년이 가장 뜨거웠어요. 꿈이 있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뜨겁게 달아올랐던 거죠. 하지만 저는 10년 동안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어요. 그 이후 제 안에 있던 뜨거움은 사라졌죠. 우리 영화 속에서도 마지막에 ‘뜨거운 것들은 모두 사라졌다. 그래서 한없이 쓸쓸하고 무의미한 것이 되었다.’ 이런 대사가 있어요. 뜨거움은 사라져도 또다시 살아가야 하는 게 인생이잖아요. 그런 쓸쓸함이 저에게도 공감이 많이 됐죠.

마지막으로 주인공 ‘희수’처럼 뜨겁게 살아가고 있는 이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슬픔도 기쁨도 뜨거움도 차가움도 결국은 다 지나가요. 뜨거웠던 시기는 다신 돌아오지 않거든요. 하지만 실패했더라도 뜨거웠던 순간은 영원히 기억 속에 남아요. 그리고 그런 기억이 삶을 살아가는 힘을 주죠. 그래서 저는 뜨거울 때는 뜨거워지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쇠부리토크」 편집팀
사진 김성헌 사진가
영상 정성한(WITHENM)
※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지키며 안전하게 취재 및 촬영을 진행했습니다.

  • 쇠***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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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ih*** 댓글:

    누구나 한번쯤 불타오르는 뜨거운 열정으로 삶 속에서 무언가 도전하지 않아나 싶네요. 세월이 가면서 희미해지는 열정을 다시 뜨겁게 하고 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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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o2*** 댓글:

    기사잘보고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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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0*** 댓글:

    열정, 배우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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