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봄,봄,봄 마음
당진제철소 소결정비팀 신현수 사우

남을 돕고 기쁘게 하는 일로 내가 더 기쁘다. 평소 기부와 봉사를 실천하는 이들이 입 모아 하는 말이다.
내 작은 선행으로 상대방이 행복해지는 모습을 보는 것보다 더 보람 있고 값진 일이 세상에 또 있을까.
‘봉사활동 마니아’인 당진제철소 소결정비팀의 신현수 사우의 마음은 언제나 봄날이다.

당진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난 날은 입춘이 무색할만큼 눈바람이 몰아쳤다. 하지만 매서운 꽃샘추위 속에서도 신현수 사우를 만나자 따뜻한 봄바람이 부는 듯했다. 그의 마음은 사람을 데우는 난로다. 어려운 유년시절을 보냈던 경험을 잊지 않고 살던 신현수 사우, 현대제철에 입사하고 마음의 여유를 찾자 바로 이웃을 돕는 일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Q 회사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당진제철소 소결정비팀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환경설비 파트에서 백가스를 처리하는 설비를 담당하고 있어요. 원래는 1995년 현대전자로 입사를 했고요. 현대제철에는 2009년 입사해 환경수처리팀(현 지원설비팀)에서 일하다 2015년 소결정비팀으로 옮겨 지금까지 일하고 있습니다.

Q 평소 봉사활동에 진심인 ‘봉사활동 마니아’로 불리십니다. 이번에 충북교육청에 보건용 마스크 3100매를 기탁하셨어요. 이와 관련한 스토리가 궁금합니다.

제가 순천향대학교 경영학과 21학번입니다. 요즘은 제도가 잘되어 있어서 회사를 다니며 입학하는 ‘재직반’ 사람들에게 50퍼센트의 장학금을 지원해주는 제도가 있더군요. 여기에 성적만 좋다면 국가 장학금을 신청해서 나머지 50퍼센트도 받을 수 있어요. 그러니 그 50퍼센트는 ‘내 것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어 보람 있는 일에 쓰고 싶었죠. 그러던 차에 평소 친분이 있는 김병우 충북교육감이 계신 충북교육청에 유아용 마스크를 기탁하게 된 것입니다.

Q 남을 돕는 일이 이번이 처음은 아닐 텐데요, 언제 어떤 계기로 봉사에 관심을 갖게 되셨나요?

어려서부터 남을 돕는 일에 막연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어요. 언젠가 나도 여유가 생기면 나보다 어려운 이들을 돕고 살겠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현실이 녹록치 않아 실천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요. 저도 그랬어요. 고향이 강원도 삼척인데요, 척박한 시골에서 힘들게 자랐습니다. 그러다 현대제철에 입사하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기면서 비로소 나눔을 실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Q 현대제철 입사가 나눔을 실천하는 계기가 되었네요.

그렇습니다. 하지만 마음만 있을 뿐 그 방법을 몰랐는데 현대제철에 입사하면서 길이 열린거죠. 시작은 2018년경 유니세프 정기 후원이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회사 내에 이웃나눔봉사단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요. 회원인 사우들이 봉급에서 소액을 공제해서 그 돈으로 당진 시민들에게 장학금도 주고 여러 가지 봉사활동을 하고 있었어요. 그때부터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 같습니다.

Q 사내 이웃나눔봉사단체와 어떤 활동을 해오셨는지 궁금해요.

우선 독거노인이나 저소득층, 장애인 가정 등에 도배를 해드리거나 형광등 교체하거나 집수리를 도와드려요. 한여름 에어컨도 없는 집에서 도배를 하고 나오면 온몸이 땀에 젖고 힘들지만 마음만은 따뜻해지죠. 당진시와 함께 지역의 소외된 이웃에게 반찬을 배달하기도 해요. 자동차 내비게이션으로도 찾기 힘든 외진 곳에 찾아가면 막걸리 한잔 먹고 가라며 이야기를 건네시죠. 사양하면 요구르트를 손에 꼭 쥐어주세요. 늘 마음이 먹먹해지곤 합니다.

Q 코로나19로 기존의 찾아가는 봉사활동에도 영향이 있었을 것 같아요.

네, 그렇습니다. 사내 기능장협의회에서 정기적으로 요양원이나 고아원들을 방문해 환경정화작업을 해왔어요. 그런데 현재는 코로나19로 활동을 못 하고 있죠. 여름에 도배나 집수리를 할 때 마스크까지 끼고 하려면 정말 땀이 비오듯 쏟아져요.  힘들긴 하지만 좀 더 일찍 하지 못한 것이 가장 후회돼요. 봉사 단체들을 좀 더 미리 알았더라면 조금 더 일찍 할 수 있었을 거라는 아쉬움이 크지요.

Q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봉사활동이 회사 생활에도 음양으로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그럼요. 사실 현대제철에 입사한 지는 13년 차이지만, 그전 직장생활을 모두 합하면 30년이 넘습니다. 그동안은 쉽게 말하면 앞만 보고 달려왔어요. 기계적으로 출근과 퇴근을 반복하면서요. 그런데 퇴근 후 또는 휴가 기간에 봉사활동을 하면서 지금은 보람도 느끼고 하루하루가 즐거워요. 시간이 너무 빠르게 흐릅니다. 지난 2021년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어요. 그 일상과 회사 생활 모두가 즐겁고 활력이 넘칩니다.

Q 사우님처럼 방법을 모를 뿐, 나눔에 관심 있는 사우들이 사내에 꽤 많을 거예요. 이번 기회를 빌려 그분들에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요?

똑같은 일을 해도 현대제철 밖에서는 급여의 절반도 못 받는 경우가 수두룩합니다. 현대제철에 다니는 우리는 선택받은 사람들이에요. 작은 마음을 나눠보세요! 마음은 있는데 방법을 몰랐던 많은 사우들에게 제 이야기가 나눔의 길을 알려주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Q 나눔과 관련한 나만의 좌우명이나 철학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세상은 우리 모두 더불어 사는 곳입니다. 지금도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어려움 속에 살고 있는데요, 사실 가까이 둘러보면 우리 주위에도 어려운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정부 뿐 아니라 우리 모두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서 조금만 마음을 내어, 이웃을 살피고 도우며 살면 좋겠습니다.

Q 나눔과 봉사에 관한 앞으로 꿈과 계획이 궁금합니다.

우선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을 계속할 겁니다. 사람이 한번 칼을 뽑았으면 무조건 고(Go)해야죠(웃음). 앞으로 해보고 싶은 봉사활동은 기술재능기부입니다. 제가 작년 말부터 공부해 직업능력개발훈련교사 자격증을 땄거든요. 바로 지난주에 합격 통지서를 받았어요. 요즘 취업 문턱이 너무 높다 보니 필요한 자격증도 많더라고요. 어려운 환경 속에서 자격증 공부를 하는 아이들에게 제가 가진 기술을 나눠 주고 싶습니다. 공부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은데 경제적으로도 힘 닿는 데까지 돕고 싶어요.

Q 마지막으로 사우님에게 나눔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봉사와 나눔을 하다 보면 큰 보람 속에 오히려 제가 기쁨을 돌려받습니다. 나눔은 제 삶의 활력소입니다.

「쇠부리토크」 편집팀
사진 김대진(지니에이전시)

※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안전하게 지키며 취재 및 촬영을 진행했습니다. 

recommend 0
Comments 3
  1. lmj*** 댓글:

    현대 제철에 따뜻함이 느껴지네요~

  2. 아이언맨
    끝없는 열정에 축하 드립니다.!

  3. 봉사 나눔 대단하시네요
    저도 와이프가 독거노인몇분을 돕고있어
    어떠한 마음인지 알것같습니다
    따뜻한 미소를 가진모습에 행복함이 넘쳐나네요
    축복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