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클리마투스로 살고 있나요?

‘지구 온난화’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한라봉이 김제에서 재배되고 난대성 해파리가 해수욕장에서 발견되는 등 피부로 실감케 하는 일들이 많아지고 있다. 너도 나도 호모클리마투스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세상이 도래한 것이다.

호모클리마투스가 뭐야?

‘호모클리마투스’란 단어가 생소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미세먼지로 KF94 마스크를 쓰고 다닌 경험이 있다면, 한 여름 체온을 낮춰주는 신소재 티셔츠를 즐겨 입는다면 이미 호모클리마투스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봐야 한다. 프랑스 고인류학자 파스칼 피크가 만든 이 단어는 이상기후에 대비해 ‘의식주 등의 생활 방식을 바꾸는 인간’을 뜻한다. 과거의 이상기후란 빙하기, 태풍 등이었겠지만 요즘의 이상기후란 자연발생적이라기 보다는 ‘인간의 잘못’인 면이 더 크다. 무분별한 환경 파괴로 온실가스가 증가했고 이로 인해 지구의 온도가 점점 높아지면서 각종 환경 문제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빨리 찾아와 늦게까지 지속되는 여름, 따뜻하기만 겨울 등 사람들은 점점 이상 고온을 피부로 실감하는 중이다.

재앙에 가까운 지구 온난화

지구 온난화는 이미 가속화 중이다. IPCC(Intergovernmental Pabel on Climate Cahnge) 제 5차 보고서에 의하면 1880년~2012년까지 지구 평균기온은 0.85℃, 해수면의 높이는 0.19m 상승(1901년~2010년)했다. 얼핏 별 것 아닌 듯한 수치의 변화지만 이로 야기된 결과는 결코 미미하지 않다. 먼저 식물을 살펴보자. 따뜻한 제주도에서나 키우던 한라봉이 전북 김제에서도 재배되는가 하면 1960년대 대구에서 열리던 사과가 지금은 경기 포천에서 수확되고 있다. 남쪽에서 자라던 작물들이 모두 따뜻한 북쪽을 향해 가는 것이다. 바다에서 일어난 변화도 만만치 않다. 국립수산과학원 조사에서 한반도 해역의 표면 수온은 1968년부터 2010년까지 1.29도나 올랐는데, 세계 바다의 수온이 100년에 0.5도가 오른 것을 생각해보면 가파른 수치다. 때문에 차가운 물에서 사는 명태는 더워진 한국의 바다를 떠난 지 오래고 따뜻한 물에서 자맥질하던 난대성 해파리는 휴가철 해수욕장에서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이런 기후 변화가 무슨 문제가 되냐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식량 자급률에 엄청난 영향을 준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재배한계선이 북상하는 만큼 쌀의 생산량이 떨어지고, 무와 배추 등 고랭지 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면적이 줄어들어 식량 자급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 이로 인해 가격이 폭등하면 결국 피해를 입는 건 소비자다. 최근 한 단에 8천원이 넘어가 뉴스에도 나왔던 대파 값을 생각해 보면 이해가 쉽다. 서아프리카 카카오 수확량이 줄어들어 초콜릿 값이 폭등하거나, 물고기 사료로 쓰이는 멸치 어획량이 급감해 양식 어종의 가격이 급등하는 등 기후 변화는 생각보다 우리의 식탁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과학자들은 지구온도가 2.4℃ 상승하면 국제 농산물 가격이 20%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지구온난화에 큰 영향을 주는 탄소 에너지가 미세먼지의 원인이 되는 질소산화물 등을 배출한다는 점도 큰 문제로 지목되고 있다. 질소산화물은 석탄 발전, 노후 경유차 등에서 많이 나온다.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노력들

지구 온난화가 불러올 심각한 재앙에 대해 고민이 많았던 국가와 기구, 기업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다양한 대책을 고심했다. UNFCCC(유엔기후변화협약)은 지구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인 1.5도로 제한하고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노력하자는 국제적 합의를 제안했으며 우리나라도 2015년 이 협약을 체결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구 인천 등에서 시민이 많이 모이는 공간에 물을 미세입자로 분사해 주변 온도를 낮추는 ‘쿨링포그(Cooling Fog)’ 시스템을 도입한 일이나 미세먼지 저감 조치의 일환으로 배출가스 5등급 경유차량의 운행을 제한하는 일 등이 모두 지구 온난화 등의 환경 문제에서 비롯된 노력들이다. 의류학계에서는 기후변화에 적응하려는 사람들, 즉 클리마투스를 위해 체온 조절을 위한 기능성 의류 개발에 고심 중이고 재단법인 기후변화센터에서는 ‘클리마투스 컬리지’를 운영해 종이 영수증 없애기, 기후 대응 공모전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개개인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

상황이 이쯤 되니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으로 무분별하게 일회용품을 사용하거나 불필요한 전기를 낭비하는 일쯤은 자제해야 한다. 빌 게이츠도 말하지 않았던가. 지구 온난화를 낮추기 위한 노력으로 전기차를 운전하며, 인조 고기를 먹고 있다고. 아픈 지구를 위해 지금부터 실천 가능할 수 있는, 현실적인 ‘노오력’을 제안한다.

회사 역시 2016년부터 당진제철소 수소공장에서 청정에너지인 수소를 추출하는 한편 2020년에는 탄소배출권 감축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예고하기도 했다. 말 그대로 민관산학이 머리를 맞대며 전방위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는 중이다.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 제품을 고를 것
단순히 이윤 추구에만 급급한 기업은 NO! 탄소저감, 동물 복지 등을 고려해 물건을 생산하는 제품의 기업을 고른다면, 지속 가능한 발전도 가능하지 않을까.

대중교통 이용하고 가까운 거리는 걷기
2016년 EEA(European Environment Agency, 유럽환경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4이 교통부문에서 나왔다고 한다. 이중 승용차가 배출량의 약 60%를 차지할 정도라니 시동을 켜기 전, 꼭 필요한 운행인지 한 번 더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자.

안 쓰는 전기제품 코드는 뽑아 두기
전국 일반 가정에서 낭비되는 대기전력이 한 해 61만 8,000만KW에 달한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이를 돈으로 환산하면 1년에 4160억 원의 전력이 낭비되는 셈.

재활용 가능한 쓰레기는 분리배출
단 분리수거는 양보다 질이다! 재활용 가능 여부가 헷갈릴 때는 과감하게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리자. 재활용될 수 있는 물건까지 오염시키거나 분류 작업을 어렵게 만드는 것보다 쓰레기로 버리는 것이 현명하다.

비닐봉지 대신 장바구니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에코백을 131회 이상 사용해야 일회용 비닐봉지를 쓰는 것보다 환경에 이로운 영향을 준다고 한다. 예쁘다고 사 놓고 사용하지 않으면 오히려 환경에 해가 된다. 에코백에 들어가는 면을 생산하는데 쓰이는 비료와 살충제는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한편 수질 오염을 일으킨다.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
2017년 기준, 한국인 1인이 1년간 소비하는 플라스틱 컵은 65개였다. 한국 전체로 보자면 33억개, 4만 5900톤에 달한다. 이제 줄여야 할 때다.

 「쇠부리토크」 편집부

사진 출처 셔터스톡, 언스플래쉬

취재_김선자(인천공장 기자)

취재_구영미(포항공장 기자)

취재_장영순(포항공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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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3
  1. ktw*** 댓글:

    다시 한번 환경을 생각하게 되는 글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2. tae*** 댓글:

    지구를 지켜라

  3. 좋은글이네요. 지구온난화에 대해서 더 경각심을 가져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