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가 미래다

전기차가 미래차로 각광받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아이오닉5를 출시해 흥행몰이 중이고, 회사도 전기차 시대에 대비해 신소재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전기차 시장의 상황과 앞으로의 전망을 알아본다.

전기차는 우리에게 ‘오래된 미래’ 같은 존재다. 지금은 미래형 자동차로 각광 받고 있지만 실은 휘발유차보다 훨씬 먼저 개발된 오래된 발명품이다. 지금부터 무려 190년 전인 1830년대 초, 스코틀랜드의 사업가 로버트 앤더슨이 전기차의 시초라 할 수 있는 원유 전기마차를 발명한 것이 전기차의 시초로 꼽힌다.

전기차는 기어 조작이 필요 없어 운전이 쉬웠다. 진동과 소음도 적어 1800년대 후반 큰 인기를 끌었지만 1920년대 미국에서 대규모 유전이 개발되면서 휘발유 가격이 폭락하고 내연기관차가 대량으로 생산되면서 경쟁력을 잃었다. 그때도 지금처럼 비싼 가격, 무거운 배터리, 긴 충전시간 같은 불편이 문제였다.

무대 뒤로 사라졌던 전기차가 100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다시 미래차로 각광을 받고 있다. 뉴스는 세상 모든 도로가 금방이라도 전기차로 가득 찰 것처럼 연일 전기차 이슈를 꺼내 놓는다. 테슬라 같은 신생 전기차 제조회사나 배터리 생산업체들의 주가 추이만 봐도 최근 전기차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얼마나 뜨거운지 알 수 있다. 주가 흐름을 보지 않아도 체감할 수 있는 것은 길거리에 파란색 번호판을 단 차들이 부쩍 눈에 많이 띈다는 사실이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2020년 한 해에만 무려 5만 8000대에 달한다. 2019년에 비해 50%나 늘어난 수치로 이는 글로벌 14위에 해당한다. 작년 한 해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320만 대로 코로나19로 인해 자동차 판매가 20%나 감소한 상황에서도 전년에 비해 60만 대 이상이나 더 팔렸다. 이는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4.2%를 차지하는 수치다. 전문가들은 향후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연평균 27%씩 성장하면서 2025년에는 연간 920만대 판매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왜 전기차여야 할까?

그러면 지금 내 차를 전기차로 바꿔도 괜찮을까? 불편하지 않을까? 의구심이 생긴다. 아직은 불편함이 큰 것이 사실이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대부분의 전기차가 한 번 충전으로 달릴 수 있는 거리는 최대 500km 미만이라 주행 거리가 긴 운전자들은 충전에 불편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충전소가 주유소에 비해 현저히 부족하고 충전 시간도 최소 30분에서 1시간 이상 걸리기 때문에 가정과 사무실에 따로 충전 시설이 없는 운전자는 전기차를 구입하기가 선뜻 꺼려진다.

배터리 가격이 비싸 차 가격이 내연기관차에 비해 비싸다는 점도 약점이다. 그 동안에는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별로 전기차 구매 시 보조금을 지원해왔는데, 전기차 판매가 늘어남에 따라 보조금이 줄어들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그간 할인이 적용되던 충전 비용이 현실화하고 통행료 및 주차료 감면 등의 혜택이 줄면서 유지비가 늘어난다는 점도 구매를 결정하지 못하는 이유가 된다.

하지만 좋은 소식이 더 많다. 최근 <뉴욕타임즈>는 전기차를 사야 할 이유에 대해 보도했다. 많은 사람들이 초기 비용 부담 때문에 당장은 전기차 구입을 꺼리고 있지만 실제로는 기대보다 훨씬 큰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의 분석에 따르면 이산화탄소 배출과 자동차 생애운행주기 비용(구입가격, 유지비와 연료비)을 비교할 때 전반적으로 전기차의 운행 비용이 다른 차종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이 저렴하다.

배터리 기술의 경쟁적 발전으로 비용과 충전 시간도 획기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세계 배터리 업계를 선도하는 국내 기업을 필두로 한 번 충전에 600km 이상 달릴 수 있고, 비용도 20% 이상 저렴한 배터리가 속속 개발되고 있다. 특히 기존 배터리보다 수명이 길고 크기가 작으면서도 주행거리는 획기적으로 늘어난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도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더 나아가 무선 충전 도로, 무선 충전 차량까지 개발되고 있다. 이스라엘의 스타트업 기업인 일렉트로드(ElectRoad)는 동으로 만든 코일을 도로 아래에 매설하고 그 위를 달리는 전기차에 무선으로 전기를 공급하는 방식을 개발해 선보였다. 일렉트로드의 시스템은 배터리 충전뿐만 아니라 자동차끼리 에너지를 공유할 수 있는 기술도 포함하고 있어 더욱 관심이 간다.

전기차 시대에 발맞춘 회사의 신소재 개발

현대자동차는 아이오닉5의 흥행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하고 2025년까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 기반 전기차 모델을 10여 대 이상 판매할 계획이다. 특히 세계 주요 시장에서 판매되는 모든 제품을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하이브리드카로 통합해 2040년까지 세계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10%까지 끌어올린다는 야심 찬 계획을 발표했다.

전기차 관련 신소재 개발도 속속 진행되고 있다. 회사가 개발한 스틸 배터리 케이스가 좋은 예다. 가벼우면서도 고강도 탄성을 유지하는 전기차용 스틸 배터리 케이스는 그 동안 주로 사용해온 알루미늄과 무게는 비슷하면서도 원가는 15% 낮아 경쟁력이 있고 내연성도 높아 안전하다. 회사는 무게가 가벼우면서도 충돌 안전성을 높인 전기차용 제품 개발을 통해 고부가가치 산업인 자동차 소재 전문 제철소로 입지를 굳힌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많은 매체와 전문기관들이 올해 2021년을 전기차 상용화의 원년으로 꼽는다. 이제 길거리에서 전기차를 봐도 하나도 신기하지 않은 시대가 시작됐다는 뜻이다. 전기차 대세는 강력한 친환경 정책과 규제에 힘 입은 바 크다. EU는 2021년부터 매년 판매한 모든 차량의 탄소배출량을 일괄 규제한다. 탄소배출량이 ‘평균 95g/km’를 넘으면 1g 당 95유로씩 역내 판매 제조사에 차량 대수만큼 벌금을 물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역시 새로운 정부를 구성하며 강력한 친환경차 우대정책을 공언했기 때문에 미국 시장에서도 2021년 전기차 판매는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과 미국뿐만 아니라 전기차 보급률 세계 최고인 노르웨이 등에서도 무선 충전 도로 기술은 차세대 전략 기술로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기술은 우리 예측보다 빠르게 발전한다. 고로 고속으로 달리면서 도로에서 자동으로 충전이 되거나 다른 차로부터 무선으로 전력을 공급받으며 달리게 될 날도 머지 않았다.

이경섭(자동차 칼럼리스트)

취재_김선자(인천공장 기자)

취재_구영미(포항공장 기자)

취재_장영순(포항공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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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5
  1. wjs*** 댓글:

    좋은 정보입니다.

  2.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3. 여러모로 좋은 것 같습니다.

  4. lmj*** 댓글:

    전기차가 최고! 저도 구매예약중인데…

  5. tae*** 댓글:

    탄소배출을 없애 지구를 살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