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공유 오피스에서 일해볼까?

‘공유 오피스’라는 말이 자주 들려온다. 말 그대로 사무실을 나눠 쓰는 것이지만 그 안에는 글로벌 업무 환경의 최신 트렌드가 담겨 있다.

바야흐로 인터넷이 연결되는 노트북, PC 한 대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디지털 유목민, 즉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 시대다. 공간은 시대를 반영한다. 서울의 도심을 중심으로 외곽으로 퍼져나가고 있는 ‘공유오피스’는 바로 아무것도 신경 쓸 필요 없는 쾌적한 환경에서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들끼리 자유롭게 일하고 소통하며 새로운 네트워크를 만들고 싶어 하는 21세기형 젊은 사무 근로자의 일터다.

공유 오피스 또는 코워킹 스페이스(Co-Working Space)는 직원이 많지 않은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 1인 기업에 업무 공간을 빌려주는 사업 그리고 그 공간을 뜻한다. 사무실 전체를 빌릴 필요 없이 작게는 책상 하나만 쓸 수도 있어 임차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인터넷과 전화, 업무용 비품, 회의실 그리고 라운지(lounge) 공간에는 커피, 맥주, 다과까지 갖추었기 때문에 노트북 PC만 들고 오면 즉시 일을 시작할 수 있다. 기업이 성장함에 따라 인원이 늘어나도 이사를 가지 않고 비용만 지불하면 즉시 추가로 공간을 얻을 수 있으며 대부분 서울 중심가에 위치해 교통이 편리한 것도 공유 오피스의 큰 매력이다.

공유 오피스는 대부분 탁 트인 오픈 스페이스 형태를 갖추고 있다.

2015년 4월 국내 업체 ‘패스트파이브’가 1호점을 열며 국내에 공유 오피스라는 개념을 소개한 이래 업무 시설이 밀집된 서울 중심가에 국내외 공유 오피스가 속속 문을 열고 있다. 최근엔 제약회사 동화약품, 홍보대행사 프레인 같은 중견, 대기업들도 공유 오피스에 입주하며 새로운 업무 환경 트렌드에 따르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국내 공유 오피스 시장이 2017년 600억 원 규모에서 매년 60%씩 성장해 2022년에는 7700억원 규모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국내외 공유 오피스 업체 모두 성격은 같지만 특색은 조금씩 다르다. 저마다의 특장점을 가진 이 다섯 곳의 공유 오피스를 둘러보면 최근 공유 오피스 트렌드를 다 둘러보는 셈이 된다.

#디자인 경영과 프리미엄 서비스_스튜디오 블랙
디자인 경영으로 정평 난 현대카드가 강남 한복판에 세운 공유오피스다. ‘현대카드의 또 다른 공간’을 모토로 한 이곳은 일반 공유 오피스보다는 ‘언더스테이지’와 ‘라이브러리’ 등 지금껏 현대카드가 만들어온 세련된 공간을 연상시킨다. 강남역 인근 빌딩의 5층부터 12층까지 8개 층 전체를 사용한다. 각층 면적은 2백 평 정도. 5층과 6층에는 현대카드와 협업 가능성이 높은 핀테크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한 공간 ‘핀베타’가 자리하고 7층은 현대카드 디지털 개발자들의 공간, 8층부터 12층은 개인 업무 공간이다. 10층 라운지 플로어에는 입주자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사진 스튜디오, 강연장, 샤워 시설, 수면 공간 등을 마련했다. 캡슐 호텔 형태의 수면 공간에서는 온도, 조명, 음악, 알람 등을 맞춤 설정해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이밖에 현대카드가 엄선한 양질의 강의와 이벤트도 제공받는다. 블랙은 현대카드의 최고 등급을 상징한다. 현대카드 스튜디오 블랙은 다른 공유 오피스와 차별화된 전략으로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구현한다.

현대카드 스튜디오 블랙은 최고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차별화된 공유 오피스다.

#커뮤니티를 중시하다_위워크
세계 최대 공유 오피스 업체 위워크는 2010년 미국 뉴욕에서 대규모 공간을 임대해 사무공간으로 분할 임대하는 모델로 시작했다. 세계 금융위기 후 늘어난 실업자들이 개인 사업 또는 소규모 창업을 하며 작은 사무실을 구하는 수요가 늘어났고 여기에 ‘커뮤니티’라는 새로운 개념을 더해 24조 원 이상의 유니콘 스타트업이 되었다. 한국에는 2016년 8월 강남대로에 처음 생긴 이후 현재 서울에 17개, 부산에 1개 지점을 두고 있다.

위워크는 온오프라인 커뮤니티 활성화를 가장 큰 가치로 두면서 사무실 임대라는 모델을 ‘부동산 임대업’ 이상의 가치를 지닐 수 있도록 만들었다. 위워크는 입주사들이 ‘그냥 아는 사이’가 아닌 ‘친구’가 되기를 바란다는 철학으로 각자의 취미에 맞는 네트워크 형성을 돕는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입주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장려하며 입주사 멤버는 세계 어느 곳에 출장 가더라도 현지 위워크 매니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한국화된 공유오피스_패스트파이브
패스트파이브는 위워크가 진출하기 전 한국에 처음 문을 연 공유 오피스 회사다. 이후 4년 만에 지점 수를 19곳으로 늘렸다. 기업 규모에 따라 1인실부터 85인실까지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으며 입주 인원 중 20~30대가 80~90%를 차지한다.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공간 공유 서비스’인 셈이다. 국내 공유 오피스 대표 회사답게 한국 시장 이해도가 높다. 공유형 통근버스 통합관리 서비스 업체와 협업해 서울 노원과 경기 일산에서 출근 버스를 운행한다. 사무실 간식 전문업체가 제공하는 무료 먹거리, 전자책 업체 리디의 ‘리디 페이퍼 프로’ 무료 대여 서비스 등도 이용할 수 있다.

입주 회사끼리의 협업이 용이하다는 건 공유오피스의 장점 중 하나다. 물론 혼자 일하기에도 좋다.

#필요하다면 사옥도 공유하는_스파크플러스
스타트업과 투자자를 연결하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글로벌 액셀러레이터(유망 창업회사 발굴 회사) 스파크랩이 아주호텔앤리조트와 합작해 만든 스타트업 공간이다. 2016년 11년 역삼역에 첫 지점을 개장한 이후 강남과 여의도 등에 7개 지점을 열었다. 1~10인실 소규모 공간은 물론, 사옥이 필요한 사원 1백 명 이상의 회사에게는 특성에 맞춰 시설을 꾸미는 커스텀 오피스 서비스를 제공한다. 스파크플러스가 액셀러레이터인 스파크랩과 긴밀한 관계인 만큼 여기에 입주한 스타트업 중 엑설러레이팅 프로그램을 통해 선발된 스타트업은 전 세계 투자자와 관계자가 모인 자리에서 자사 제품과 서비스를 소개하는 데모데이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

#여성과 자녀를 위한 서비스_빌딩블럭스
2018년 6월 강남역 부근에 문을 연 공유 오피스다. ‘라이프스타일 공유 오피스’를 표방하며 업무 특성과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다양한 맞춤형 공간을 제공한다. 제작한 작품이나 상품을 전시할 수 있는 쇼룸, 수공예 작업을 할 수 있는 워크숍 등을 갖췄다. 빌딩블럭스에는 여성 스타트업 기업이 증가하는 추세를 반영한 여성 전용 공간 ‘우먼 온리 존’이 있다. 두 번의 보안 과정을 거쳐 들어갈 수 있으며 이동식 비상벨도 별도로 있어 여성이 늦은 시간까지 근무하는 경우에도 안심하고 일할 수 있다. 입주 고객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키즈존 ‘리틀블럭스’도 있다. 매일 오전 7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운영하며 시간제 아이 돌봄 매칭 업체에서 파견한 보육 교사가 상주한다.

글 「쇠부리토크」 편집팀

recommend 0
Comments 1
  1. tae*** 댓글:

    21세기 젊은세대에 딱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