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 자연과 만나다

5월 28일 순천만생태문화교육원에서는 현대제철의 철제공공예술프로젝트 ‘H-STEEL 아뜰리에(Atelier)’ 쇼케이스가 열렸다. 철의 예술적 가치를 탐구하는 청년 예술가들에게 창작의 기회를 제공해 문화 예술 분야의 사회 공헌을 실현하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취지. 작년의 충남 당진에 이어 올해 두 번째를 맞은 H-STEEL 아뜰리에는 국내 대표 생태도시이자 순천공장이 자리한 전라남도 순천에서 진행되었다. ‘철이 디자인하는 자연 놀이’라는 주제를 내건 올해 프로젝트는 작년 겨울부터 작품 공모 및 접수를 시작해 서류 심사와 시민 투표 등 엄격한 심사 과정을 거쳐 총 3점의 당선작을 탄생시켰다.

이날 쇼케이스에는 3명의 당선작 작가(김두원, 심준보, 임승모)와 순천공장장 김원배 상무, 허석 순천시장, 박성수 전라남도교육청 행정국장 등 관련 인사들이 참석해 처음과 끝을 함께 했다. 가장 눈길을 끈 참석자는 바로 50여 명의 순천 지역 초등학생들. 시민 참여 조형물 ‘Let’s Fly 날개로, 희망으로’ 작품에 직접 참여한 이 학생들이 순천의 흑두루미 ‘두리’에게 전달한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는 작품 속 깃털 하나하나에 새겨졌다.

순천공장장 김원배 상무는 당선작가에게 상패를 전달하고 회사를 대표해 순천시에 철제공공예술작품 4점을 기증했다

 

순천을 물들인 철의 예술
행사는 1부 기증식과 2부 철제공공예술 투어로 나뉘어 진행됐다. 1부 행사에서 순천공장장 김원배 상무는 “전라남도교육청과 순천시청의 협조 아래 대한민국 생태 수도 순천에서 자연과 교육을 테마로 한 사업을 진행하게 됐다”며 “그동안 순천 지역사회와 함께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해온 회사가 이번 행사를 통해 순천 지역 문화예술활동 활성화에 이바지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허석 순천시장 역시 축사를 통해 “현대제철의 공모를 통해 시에 좋은 작품을 조성할 수 있게 돼 너무나 고맙고 기쁜 마음”이라며 “이렇게 좋은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이 순천과 대한민국을 이끄는 인재로 성장하길 바라며 오늘 이 행사가 그 주춧돌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박성수 전라남도교육청 행정국장은 “현대제철의 이번 사업은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는 바람직한 기업정신을 보여준다”며 “그간 순천 지역 청소년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등 전남 교육에 꾸준한 지원활동을 해 온 현대제철에 감사한다”고 밝혀 박수를 받았다.

‘Let’s Fly 날개로, 희망으로’ 작품의 깃털에는 학생들이 순천의 흑두루미 ‘두리’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새겨졌다

당선 작가 시상식이 끝나자 회사가 순천시에 작품을 기증하는 작품 기증식이 진행됐으며 순천만생태문화교육원 앞뜰에서 다 함께 작품을 감상하고 작가에게 직접 작품 설명을 듣는 2부 행사로 이어졌다.

“우와, 생각보다 멋진데?” “내가 쓴 글 여기 있어?” 자신들이 참여한 작품 앞에 선 아이들은 흥분과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도사초등학교 4학년 권채우, 정설아 학생은 “처음에는 왜 오나 싶었는데 막상 서 있는 작품이 너무 멋있고 신기하다. 오길 잘했다.”며 즐거워했다.

이날 행사는 이두성 마임 아티스트(mime artist)의 공연 후 하얀 비둘기 풍선을 흔들며 행사를 자축하는 의식과 함께 끝을 맺었다. 눈부신 여름날, 현대제철과 순천시, 전라남도교육청과 순천지역 초등학생, 그리고 아티스트들이 함께 모여 완성한 눈부시게 아름다운 시간이었다.

 

2019년 H-STEEL 아뜰리에 당선 작가 인터뷰

Natural Painting 자연의 색으로 칠하다
“평소 환경이나 자연과 관련된 작업을 즐기기 때문에 공모전 당선이 더욱더 기쁩니다. 이번 작업을 통해서 차갑다는 이미지가 있는 철의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철로 나무 형상을 만들고 표면이 거울처럼 반사되도록 폴리싱(polishing) 마감을 했죠. 주변의 푸른 잔디와 나뭇잎이 이 나무 모형 금속 조형물에 투영될 수 있도록 말이죠. 차갑게만 느껴졌던 철이 도화지가 되어 자연의 색으로 바뀌어 가는 모습을 통해 자연의 아름다움을 전달하고 싶었어요. 금속과 식물을 결합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 흥미롭기도 하고 무척 뜻 깊은 작업이었습니다.”

 

Song in the Forest 숲속의 노래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당선돼서 너무 기쁘고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덕분에 당진에 이어 순천에도 작품을 전시할 수 있게 됐네요. 생태도시 순천과 현대제철을 상징하는 철뿐만 아니라 작품이 전시될 공간이 교육센터라는 점에 착안해 작품을 구상했어요. 숲 속의 상쾌한 바람, 대자연을 느끼고 그 안에서 배움을 얻는 것. 그래서 철로 바람에 하늘거리는 나뭇잎 형태를 표현했고, 그 안에 해먹을 설치했죠. 사람들이 숲에서 느끼는 상쾌함, 나무가 나를 감싸는 듯한 포근함을 이야기하는 작품입니다.”

 

Steel Forest 철의 숲
“저는 건축가지만 평소 건축과 관계된 인테리어 디자인이나 외부 조형물에 두루 관심이 높고, 공모전 참여 경험도 많은 편이에요. ‘철의 숲’이라는 작품명 그대로 철을 가지고 숲을 만들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했습니다. 철의 숲이지만 그 형태나 색채는 최대한 단순화해서 표현하려고 했고요. 공간을 구성하는 흰색의 아치(arch) 모양 나무, 어린이 생태 놀이용 화분, 미끄럼틀 형상의 파이프 등은 생태계 내의 자연을 상징합니다. 우리는 도시에 살고 있지만 크게 보면 자연의 울타리 안에 있죠. 그렇게 ‘자연과 인간은 공존한다’, ‘같이 흐른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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